지난해 4월 5G(5세대) 이동통신 서비스가 시작된 지 1년3개월여 만에 처음 시행된 정부의 국내 5G 서비스 품질 평가에서 전송 속도와 서비스 가용성(可用性) 등이 최근 해외 기관의 조사 결과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평균 다운로드(내려받기) 속도는 656Mbps로 해외 기관 측정치(223Mbps)의 약 3배가 나왔고, 가용성 역시 전체 사용 시간의 12~15% 수준으로 측정한 해외 평가기관보다 5배이상 높은 67~78%로 나왔다.
통신 3사 간 품질(전송 속도) 차이에서도 엇갈린 결과가 나왔다. 해외 기관은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비슷한 수준이고 KT가 상대적으로 뒤처진다고 평가했지만, 정부 평가에서는 SK텔레콤이 압도적으로 우수하고 LG유플러스가 크게 뒤처진 것으로 나왔다.
업계는 정부와 해외 기관 간의 측정 방법 차이가 이처럼 상반된 결과를 낳은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정부는 “국내 5G 서비스 속도가 전 세대인 4G(4세대) LTE와 비교해 약 4배에 달했다”면서 “국내 통신사들의 5G 서비스 지역(커버리지)와 품질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5G 평균 속도 SK텔레콤·KT·LG유플러스 순…속도 차이 최대 49%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5일 발표한 2020년 상반기 5G 이동통신 서비스 평가 결과에 따르면, 국내 통신 3사 5G 서비스의 평균 다운로드(데이터 내려받기) 속도는 656.56Mbps, 업로드(데이터 전송하기) 속도는 64.16Mbps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4G(4세대) LTE 평균속도 158.53Mbps의 약 4배다.
이는 정부 평가단이 지난 6월초부터 7월 중순까지 한 달 반 동안 국내 통신 3사가 ‘5G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홈페이지에 공시한 서울과 6대 광역시의 행정동과 다중이용시설, 지하철 등을 찾아가 5G 속도를 직접 평가한 결과다.
3사 간 비교에서는 SK텔레콤이 788.97Mbps, KT 652.10Mbps, LG유플러스 528.60Mbps의 순서였다. 특히 1위 SK텔레콤과 3위 LG유플러스 간의 속도 차이가 무려 260Mbps에 달해, SK텔레콤의 5G가 LG유플러스보다 49%나 더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6월 영국의 통신 서비스 전문 시장조사기관 오픈시그널(Opensignal)이 조사한 것과 크게 다른 결과다. 오픈시그널 조사에서 국내 통신 3사의 5G 다운로드 속도는 214M~237Mbp에 불과했다. 이번 정부 조사 결과의 3분의 1에 불과한 수치다.
또 3사 비교에서는 SK텔레콤이 220.4Mbps, LG유플러스가 237.2Mbps로 LG유플러스가 SK텔레콤보다 16.8Mbps(7.6%) 빠르고, KT가 214.8Mbps로 뒤처지는 것으로 나왔다.
◇해외 기관이 “15% 밖에 안된다”던 5G 가용성, 정부 평가에선 60~70%대
5G 서비스의 가용성 측면에서도 정부 평가는 해외 기관의 평가와 큰 격차를 보였다. 정부 평가단은 다중이용시설에서의5G 가용성이 평균 67.93%이고 지하철과 고속도로, KTX 등의 교통 인프라의 5G 가용성이 76.56%로 전반적으로 매우 높다고 결론 내렸다. 오픈시그널 평가에서는 SK텔레콤 15.4%, LG유플러스 15.1%, KT 12.5%로 매우 낮게 나왔던 것과 대비된다.
가용성 부분의 3사 간 격차도 컸다. 다중이용시설만 놓고 보면 SK텔레콤이 1606개 시설에서 79.14%, KT가 938개 시설에서 64.56%, LG유플러스가 1282개 시설에서 60.08%의 가용성을 보였다. LTE 전환 비율도 SK텔레콤 4.87%, KT 4.55%, LG유플러스 9.14%로 회사 간에 큰 차이를 보였다.
서울과 6대 광역시로 나눠 평가한 5G 서비스 지역의 크기(커버리지)는 서울에서 KT가 433.96 ㎢로 가장 넓었고, SK텔레콤이 425.85㎢, LG유플러스가 416.78㎢ 순서였고, 6대 광역시에서는 LG유플러스가 993.87㎢, KT가 912.66㎢, SK텔레콤이 888.47㎢ 순서였다.
◇업계 “해외 기관과 정부 평가 방법 큰 차이…수치 다를 수밖에”
통신업계에선 정부와 해외 시장조사기관의 5G 서비스 품질 평가가 큰 차이를 보인 것에 대해 “평가 방법과 환경의 차이가 크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오픈시그널은 국내 사용자 21만8000여명의 다양한 5G 단말기에 설치된 앱을 통해 집·사무실·대중교통·공공장소 등 실제 생활공간의 ‘통제되지 않고 방조 된 환경’에서 평가됐고, 정부 평가는 통신사에서 “5G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명시된 지역들만 골라 검증된 단말기 2개(갤럭시 S20+, LG V50S)를 이용해 평가한 ‘통제된 환경의 시험 결과’이기 때문에 수치가 다르게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측정 기간과 횟수만 보더라도 오픈시그널이 “2월 1일부터 4월 30일까지 12억8552만건”이라고 밝힌 데 반해, 정부는 “6월 초에서 7월 중 14만4995건”이라고 밝혀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특히 5G 가용성의 경우 정부 평가는 백화점·대형마트·터미널·대형병원·전시장 등 이른바 다중이용시설과 지하철·KTX·고속도로 등 교통시설만 측정해 공개했다. 실제 가입자들이 주로 머무는 사무실과 가정 등 행정동의 측정 결과는 공개되지 않았다. 반면 오픈시그널의 경우 장소를 불문하고 실제 이용자가 머무는 곳의 5G 서비스 접속 가능 여부를 모두 평가했다.
통신 3사 간 속도 격차가 크게 나타난 것에 대해서도, 오픈시그널은 구글과 네이버, 유튜브 등 실제 사용자들이 접속하는 국내외 여러 사이트와 데이터 통신 속도를 측정하는데 반해, 정부 평가는 국내에 위치한 ‘5G 속도 측정 서버’와 주고받는 데이터 속도를 측정하기 등 측정 방법의 차이가 커서 다른 결과 값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 통신 전문가는 “오픈 시그널 측정 방식은 통신사의 코어망(5G 기지국과 인터넷을 연결하는 간선망)의 속도가, 정부 측정 방식은 5G 전파의 대역폭(帶域幅·bandwidth)과 기지국의 촘촘함 등이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구조”라며 “정부 측정 방식에서는 타사보다 전파 대역폭이 넓고 기지국도 많은 편인 SK텔레콤이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