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TV 보며 매버릭 응원해야죠."

3일 코로나 사태 이후 5개월 만에 재개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첫 대회 드라이브 온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재미교포 대니엘 강(28)은 우승 세리머니를 마치자 남자 친구부터 챙겼다.

대니엘 강이 2일(현지 시각) 미국 오하이오주 털리도의 인버네스 클럽에서 열린 LPGA 투어 드라이브온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샴페인 세례를 받는 모습.

그 시각 대니엘 강의 남자 친구 매버릭 맥닐리(25·미국)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배러쿠다 챔피언십에서 우승 경쟁을 벌이고 있었다.

대니엘 강은 이번 드라이브 온 챔피언십을 포함해 LPGA 투어 통산 4승을 올린 정상급 선수인 데 비해 맥닐리는 2부 투어를 거쳐 올 시즌 PGA 투어에 뛰어든 신인이다. 하지만 미국에서 맥닐리의 인지도는 스타에 버금간다. 그는 선마이크로시스템스 공동 창립자인 스콧 맥닐리(66)의 아들이다. 물론 미국 스탠퍼드대 재학 중 세계 아마추어 랭킹 1위에 올랐던 대형 유망주이기도 하다.

맥닐리

미국 현지 언론에서도 큰 관심을 보였던 '골프 파워 커플'의 동반 우승은 아쉽게 이뤄지지 않았다. 4시간가량 먼저 경기에 나선 대니엘 강은 오하이오주 털리도의 인버네스클럽에서 치른 대회 최종 3라운드에서 접전 끝에 프랑스의 셀린 부티에를 1타 차로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버디 3개, 보기 1개로 2타를 줄여 합계 7언더파 209타를 기록, 까다롭기로 유명한 인버네스클럽에서 사흘 내내 선두를 놓치지 않았다.

대니엘 강이 TV를 지켜보며 뜨겁게 응원했지만, 맥닐리는 뒷심이 부족했다. 공동 2위로 미 캘리포니아주 트러키 타호마운틴클럽에서 열린 배러쿠다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를 출발한 맥닐리는 버디 3개, 보기 1개를 기록하며 5점을 추가, 합계 34점에 그쳐 우승자 리치 워런스키(미국·39점)에게 5점 뒤진 7위로 대회를 마쳤다. 올해 세 번째 톱10이었다. 이 대회는 앨버트로스 8점, 이글 5점, 버디 2점, 보기 -1점, 더블보기 이상 -3점을 부과하는 변형 스테이블퍼드 방식이었다.

라스베이거스의 한 골프장에서 만나 사랑을 키워온 둘은 새로 익힌 골프 지식을 공유하는 '골프 버디'이기도 하다. 대니엘 강은 "코로나 사태로 대회가 중단됐을 때 매버릭과 오빠(골프 선수 알렉스 강)와 함께 골프를 치며 경쟁력을 키웠다"며 "때론 나의 티에서, 때론 그들의 티에서 치며 많은 걸 배웠다"고 했다. 이번 대회 기간에도 매일 저녁 통화를 하며 서로 좋았던 샷을 물어보고 함께 복기했다고 한다. 얼마 전 맥닐리는 대니엘 강의 권유로 한국어 공부를 하고 있다고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