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충고가 순천효천고와의 ‘1박2일’ 승부 끝에 청룡기 4강에 가장 먼저 올랐다. 2018년 송명기(20·NC), 박주홍(19·키움) 등을 앞세워 청룡기 4강까지 진출했다가 준결승전에서 당시 우승팀 광주동성고에 졌던 장충고는 2년 만에 다시 결승 무대에 도전한다.

장충고 선승준이 2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순천효천고와의 8강전 7회초 1사 만루에서 희생플라이를 치는 모습.

장충고는 2일 제75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조선일보·스포츠조선·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동 주최) 8강전이 열린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효천고를 7회 10대1 콜드게임승으로 눌렀다. 이 경기는 지난 1일 오전에 열렸다가 비 때문에 장충고가 7―1로 앞선 7회초에 ‘서스펜디드(일시정지)’가 됐다.

24시간 만에 경기가 재개됐지만, 장충고 타선의 집중력은 그대로였다. 선두 타자 박건우(3학년·포수)가 좌전 안타로 출루한 뒤 볼넷과 희생번트로 1사 2·3루를 만들었다. 이어 몸에 맞는 볼까지 나오면서 장충고는 1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선승준(3학년·유격수)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1점을 추가하는 과정에서 1루 주자가 2루로 가려다 런다운에 걸렸다. 이 주자가 1~2루 사이를 오가는 동안 2루 주자가 3루를 돌아 홈으로 파고 들면서 9―1로 달아났다. 계속된 2사 2루에서 조윤성(3학년·좌익수)이 좌익수 키를 넘기는 적시 2루타를 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장충고는 7회말 마운드에 올라온 최건희(3학년·우완)가 선두 타자에게 내야안타를 내줬지만 이후 세 타자를 범타 처리하면서 콜드게임승을 완성했다.

포수 박건우는 3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으로 팀 공격을 이끌면서, 상대 도루도 두 차례 저지해 공수에서 빛났다. 박건우는 “미트에서 공을 빨리 빼서 던지는 연습을 많이 했다”며 “상대 선수와 팀 동료 영상을 보면서 분석을 많이 하는 편이다. 투수 리드와 변화구 블로킹에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6―1로 앞선 4회말 1사 만루에 구원 등판한 김성민(3학년·우완)은 2루수 뜬공과 1루수 땅볼로 아웃카운트 2개를 잡으며 팀을 위기에서 구했다. 김성민은 1과 3분의1이닝 동안 1피안타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이날 김성민의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37㎞였지만, 분당 회전수(RPM)가 2200 이상 나올 정도로 볼끝이 좋아 실제 구속보다 빠르게 느껴졌다.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훈련이 부족해 아직 몸 상태가 완전하게 올라오지 않았다. 몸이 좋을 때 직구 최고 구속이 시속 142~143㎞까지 나온다. 김성민은 “위기 상황을 맞아도 긴장을 잘 하지 않는다. 포수가 원하는 대로 정확히 던지는 데 집중했는데 결과가 좋았다”며 “지금 팀 분위기가 너무 좋다”고 말했다.

송민수 장충고 감독은 “32강전에서 점수차가 7점까지 벌어져 콜드게임패를 당할 위기에 빠졌다가 역전승을 거둔 이후 팀에 ‘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생겼고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열릴 예정이었던 세광고-신일고, 유신고-백송고, 안산공고-광주동성고 등 나머지 8강 세 경기는 3일 열린다. 세광고-신일고 경기는 3일 낮 12시, 유신고-백송고 경기는 오후 3시, 안산공고-광주동성고 경기는 오후 6시에 시작된다. 유신고-백송고 경기는 SPOTV로 중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