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 근무를 시작하면서 회사가 법인카드를 거둬갔어요."
한 외국계 회사에 근무 중인 A씨는 최근 영업 업무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재택근무를 실시한 뒤로 회사가 법인카드를 회수했기 때문이다. A씨는 "코로나로 영업을 예전처럼 할 수 없어 답답하다"며 "꼭 만나야 하는 거래처의 경우는 그냥 개인 돈을 쓴다"고 말했다.

2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2분기(4~6월) 법인카드 사용액은 전년 동기 대비 7% 줄어든 36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 사태 확산으로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된 4월에는 법인카드 승인액이 1년 전보다 24%나 쪼그라들었다.

반면, 개인의 카드 소비는 회복세를 나타냈다. 개인 카드 사용액은 6% 넘게 증가한 185조7000억원이었다. 이에 따라 전체 2분기 국내 카드 사용액은 222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3.9% 증가한 규모다.

장명현 여신금융협회 연구원은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이 시작된 5월을 기점으로 승인금액이 증가세로 전환했다”며 “백화점 등 소매업종과 운수업·숙박업 등 여행관련 업종, 모임·여가 관련 업종의 매출부진이 지속된 반면 온라인 쇼핑 증가세는 유지됐다”고 밝혔다. 업종별로는 도·소매업종이 16% 급증했다. 오프라인 중심 소매업종 매출은 줄었지만 온라인 구매수요가 증가하고 자동차 판매도 늘어난 영향이다.

반면, 항공·철도 등 운수업종은 64% 감소했고, 여행관련 서비스업종도 43% 급감했다. 교육서비서업과 숙박·음식업종에서 쓰여진 카드 사용액도 각각 8%, 7%씩 전년보다 줄었다. 전문가들은 개인 카드 사용액도 긴급재난지원금 효과가 컸던 만큼 3분기 이후엔 증가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