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 유리창을 부수는 '우산맨'

백인 경찰이 무릎으로 목졸라 살해한 비무장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인한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처음 방화와 폭동으로 변질된 배경엔 백인우월주의자의 농간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방독면을 쓴 백인우월주의자가 시위 현장에서 가게문을 부수고 흑인들에게 약탈을 부추긴 것이 경찰 수사에서 드러났기 때문이다.

미 ABC 방송은 30일(현지시각) 지난 5월 미네소타주(州) 미네아폴리스에서 조지 플로이드가 숨진 뒤 첫 방화와 약탈을 일으킨 사람은 ‘우산맨(umbrella man)’이라고 불리는 백인우월주의자라고 현지 경찰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우산맨’은 검은색 후드티에 방독면과 검은색 우산을 쓰고 시위 현장에 나타났다. 이 사건은 계속 수사 중이어서 ‘우산맨’의 정확한 정체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그는 시위현장에서 쇠망치로 가게 유리창을 부수고 스프레이로 ‘모든 이들에게 무료’라고 적었다. 이 같은 모습은 동영상으로 찍혔고, 그동안 이 ‘우산맨’이 누구인지 궁금증을 자아냈다. 이때까지 평화로왔던 항의시위는 우산맨으로 인해 갑자기 폭력 집회로 변했고 가게는 결국 불탔다. 경찰은 지난 주 이 우산맨에 대한 이메일 제보를 받고, 정체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법원에 제출한 수색 영장 신청서에서 “(시위로 인한) 최초의 화재로 도시 전역에서 연쇄 화재와 약탈을 일으켰다”며 “이 사람의 유일한 목적은 적개심과 긴장감을 조성해 폭력을 조장하는 것”이라고 했다. 수사관들은 이 용의자는 ‘아리안 카우보이’라고 불리는 백인우월주의 단체와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 5월 미네아 폴리스에서 첫 폭동이 일어난 뒤 미네소타주는 백인우월주의자와 좌익 무정부주의자들이 선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수 차례 경고했지만 실제로 확인되지는 않았다. 경찰이 ‘우산맨’의 혐의를 명확하게 확인할 경우, 백인우월주의자들이 어떻게 흑인들을 부추겨 약탈과 방화를 선동했는지를 좀더 정확히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