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를 고용해 2015년 필리핀 60대 사업가 교민에게 총을 쏴 죽이도록 한 혐의를 받는 피고인들에게 검찰이 중형을 선고해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최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34부(재판장 허선아)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살인교사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모(56)씨와 권모(55)씨에게 각각 징역 18년과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김씨는 피해자에 대한 복수심과 증오심 등 감정적 영향으로 범행을 저질렀고, 권씨는 금전적·사업적 이유로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보인다”며 “범행 준비 과정을 보면 계획적 범행으로 영미법 체계로 보면 1급 살인에 해당한다”고 했다.
이어 “살해 방법 역시 총기를 사용해 잔혹하고 치명적이라 최소한의 반항이나 도주 여지를 남기지 않고 피해자를 즉사하게 했다”며 “김씨는 수사 초기부터 범행을 부인하면서 어떠한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수사기관에서나마 반성하겠다던 권씨도 범행을 부인하며 김씨에게 책임을 전가하거나 수사기관에서 진술을 무마하기 급급했다”고 했다.
반면 두 피고인 변호인들은 박모씨를 살해한 ‘건맨’이 특정 안 된 상태에서 살인을 교사했다는 인과관계가 입증되지 않았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권씨는 최후 진술에서 “본의 아니게 돌아가신 분에게 죄스럽고 말 한마디가 이렇게 큰 사건이 될 것이라 생각 못 했다”며 “평생 후회하며 반성하겠다. 선처해달라”고 했다. 김씨는 “재판장께서 사실과 증거에 의한 현명한 판단이 있기를 간절히 바라겠다”고 했다.
이들에 대한 선고는 다음달 14일 오후 1시50분에 진행된다.
필리핀 앙헬레스에서 호텔은 운영하던 박모(당시 60세)씨는 2015년 9월17일 호텔 인근 사무실에서 필리핀 현지인으로 추정되는 한 인물과 마주쳤다. 이 인물이 “Who is Mr. Park?(미스터 박이 누구냐?)”고 묻자 박씨가 자신이라고 답했다. 용의자는 박씨에게 곧장 총 5발을 쏜 뒤 건물 밖에 대기하던 승용차를 타고 달아났고, 박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살인을 교사한 장본인은 필리핀 현지에서 식당을 운영하던 권씨와 박씨가 운영하는 호텔 투자자 김씨인 것으로 나타났다. 박씨가 운영하는 호텔에 5억원을 투자한 김씨는 투자 이후 박씨가 자신을 홀대하고 투자금과 관련된 모욕적 언사를 해 박씨를 살해하기로 마음 먹은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