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훈처는 지난 25일 이승만 전 대통령 ‘박사’ 호칭 논란에 대해 “추모사 호칭과 초대 대통령 인정 여부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이를 문제 삼은 언론보도에 유감을 표명했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이날 페이스북에 올렸던 이 전 대통령 관련 홍보물 문구를 ‘이승만 박사 서거 55주기’에서 ‘초대 대통령 이승만 박사 서거 55주기’로 바꿨다. 박사 호칭은 문제가 안 된다면서도 한편으론 논란이 됐던 이 전 대통령의 호칭을 변경한 것이다.

국가보훈처가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변경한 이승만 전 대통령 관련 홍보물. 처음엔 '이승만 박사(왼쪽)'라는 호칭을 썼다가 논란이 되자 '초대 대통령 이승만 박사'로 바꿨다.

보훈처는 페이스북을 통해 “전 대통령 이승만 박사의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호칭은 ‘박사’ ‘초대 대통령’ ‘전 대통령’ 등이며 이승만건국대통령기념사업회에서도 박사 호칭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전달해왔다”며 “그러나 다양한 사회적 의견과 기념사업회의 의견 등을 수렴하여 앞으로는 ‘초대 대통령 이승만 박사’로 연설문과 홍보물에 적용한다”고 밝혔다. 보훈처가 이 전 대통령을 ‘박사’로 지칭한 것은 나름의 근거가 있지만 사회적 여론 등을 감안해 ‘초대 대통령’이라는 명칭을 붙이겠다는 취지다.

박삼득 보훈처장은 지난 19일 이 전 대통령 서거 55주기 추모식에서 이 전 대통령을 ‘대통령’이 아닌 ‘박사’로 지칭했다. 이를 두고 정부 안팎에서는 초대 대통령이 이 전 대통령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현 정부의 의지가 투영된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보훈처는 박사 호칭이 논란이 되자 “통상적으로 박사와 대통령 모두 이 전 대통령을 칭하는 맞는 표현이기 때문에 박사·대통령 호칭을 함께 사용했다”고 했다. 이후로도 논란은 계속됐고 보훈처는 “이승만건국대통령기념사업회가 박사 호칭에 문제가 없다고 했다”는 입장자료까지 냈다. 그래도 비판이 일자 결국 보훈처는 이 전 대통령의 호칭을 ‘초대 대통령 이승만 박사’로 통일하게 된 것이다.

보훈처 측은 잇따른 이 전 대통령 박사 호칭 논란에 대한 일부 보도에는 “왜곡보도에 유감을 표한다”고까지 했다. 그러면서 “전 대통령 이승만 박사는 독립유공자임과 동시에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대한민국 정부의 초대 대통령”이라는 입장까지 밝혔다. 정부 안팎에서는 “보훈처가 애초에 10년 동안 써오던 이 전 대통령이라는 호칭을 갑자기 바꾼 것 자체가 문제”라는 얘기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