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이동재 전(前) 기자 구속 직후, 한동훈 검사장과 이 전 기자의 공모 정황이 확인됐다고 전한 KBS '뉴스9' 보도에 대해 KBS 노동조합(1노조)과 공영노조가 직접 진상 규명에 나선다. 두 노조 관계자들은 26일 본지 통화에서 "다음 주중 진상규명위원회를 구성해 보도 경위에 대한 조사에 나설 것"이라며 "취재 기자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고 관련 자료 확보에도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위 구성에 KBS 노조 중 조합원 수가 가장 많은 민노총 산하 전국언론노조KBS본부(본부노조)는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KBS는 지난 18일 '스모킹건은 이동재-한동훈 녹취' 관련 보도 이후, 누군가 이 전 기자와 한 검사장의 대화 녹취록에 있지도 않은 내용을 KBS 기자에게 흘려주고 이 내용이 그대로 방송됐다는 논란에 휩싸여 있다. KBS보도본부는 오보를 인정하면서도 "외부 개입은 없었고, 제작 과정에서의 실수"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KBS 현직 기자 등 107명이 실명으로 서명한 'KBS뉴스9 검언유착 오보방송 진상 규명을 위한 KBS인 연대'는 외부 개입을 넘어 청부 보도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KBS 노조 관계자는 "이른바 '제3의 인물'이 '이동재-한동훈 녹취'에 있지도 않은 말을 들려주는 정황을 담은 캡처 파일을 확보한 사람들이 보도본부 내에 복수로 존재한다"고 했다. KBS 노조는 해당 캡처 파일에 적어도 두 명의 인터뷰 내용이 담긴 것으로 보고 있으며, 그중 1명의 신원을 서울중앙지검 핵심 간부로 좁힌 것으로 알려졌다.

'미디어연대' '자유미디어국민행동' '자유언론국민연합' 등 언론 관련 3개 단체도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KBS는 이번 보도에 인용되었다고 비판받고 있는 제3의 인물과의 녹취록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