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명적 독을 가진 호주 독거미에서 이름을 따온 한국산 장갑차 ‘레드백(Redback)’이 5조원 규모의 호주군 주력 장갑차 선정 사업 최종 관문을 앞두고 지난 24일 출정식을 열었다. 한화디펜스는 보병전투장갑차 레드백 시제품 2대가 호주 육군의 최종 시험평가 단계인 RMA(Risk Mitigation Activity·위험경감활동) 이행을 위해 오는 28일 평택항에서 선적돼 호주 멜버른항으로 향한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시제품 납품은 호주군이 차세대 궤도형 전투장갑차 및 계열차량 8종 등 400여대를 도입하기 위해 추진 중인 ‘랜드 400 페이스3’ 사업을 따내는 과정이다. 총 11조원 규모의 이 사업에서 한화디펜스가 참여한 장갑차 사업은 5조원 규모다.
한화디펜스는 작년 9월 1차 관문에서 미국·영국 등의 대형 방산기업을 제치고 독일 라인메탈디펜스의 ‘링스(Lynx)’ 장갑차와 최종 후보로 선정됐다. 최종 2개 업체는 내년 8월까지 시제품 3대를 각각 호주에 보내 장비 성능 시험평가와 운용사의 유지·보수 수행 능력 등을 확인하기 위한 RMA 시험 평가를 받게 된다. 한화디펜스는 이번에 2대를 보낸 뒤 시험평가 중간 결과를 바탕으로 1대를 추가 납품한다. 이번 사업은 2022년 2분기쯤 호주가 최종 사업자를 선정하고, 2023년부터 본격적인 공급 계약이 이뤄지는 일정으로 진행된다.
한국은 과거 말레이시아 등에 소규모로 장갑차를 수출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수주전에서 최종 승리하면 선진국에 대규모로 장갑차를 납품하는 첫 사례가 된다.
차체 중량 42t의 레드백 장갑차는 기동성이 우수하고 지뢰와 총탄 공격에 대비한 특수 방호 설계로 방호력이 대폭 향상된 것이 특징이다. 호주에 서식 중인 세상에서 가장 강한 독을 가진 거미 ‘붉은배과부거미(redback spider)’에서 이름을 따왔는데, 이 거미는 뱀을 사냥할 정도로 강한 독을 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엘빗사가 개발한 포탑을 일부 개조한 30㎜ 포탑과 대전차 미사일 등이 탑재됐으며, 승무원 3명과 무장 보병 8명이 탑승할 수 있다. 최고 속도는 65kph, 항속 거리 500㎞, 엔진은 1000마력이다. 기동성을 높이고자 철제 궤도보다 중량을 50% 이상 줄일 수 있는 캐나다 수시(SOUCY)사의 고무궤도를 장착했다. 내구성 역시 최대 5000㎞로 철제궤도(2000~3000㎞) 보다 우수하다고 한화디펜스 측은 설명했다. 이스라엘의 아이언 피스트(iron fist) 능동방호시스템도 장착했다. 능동방호장치는 아군을 향해 발사된 대전차미사일을 탐지·추적하고 대응미사일을 발사해 적 대전차미사일을 무력화하는 장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