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진영고와 포철고의 경기 장면.


진영고가 한동하의 3타점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연장 혈투 끝에 포철고를 누르고 청룡기 16강에 올랐다.

진영고는 25일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5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조선일보·스포츠조선·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동 주최) 32강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포철고를 8대7로 물리쳤다. 2016년 창단한 진영고는 대회 두 번째 출전만에 첫 승의 감격을 누렸다.

경기를 앞두고는 포철고의 우세를 점치는 야구 관계자들이 많았다. 진영고는 이번이 청룡기 두 번째 출전이었다. 작년엔 첫 경기에서 인창고에 3대7로 패했다. 올해 후반기 주말리그(경기권A) 성적도 1승5패로 좋지 않았다. 진영고의 사령탑은 한 시대를 풍미한 투수였던 임선동(47) 감독이다.

포철고는 올해 주말리그(경상권)에서 4승3패를 기록 중이다. 포철고 야구부는 2013년 창단했다. 강민호(삼성) 등을 배출한 포항제철공고(1981년 창단)가 마이스터고로 전환하면서, 야구부는 같은 재단 소속인 포철고로 옮겨갔다.

경기 초반 예상을 깨고 진영고가 기세를 잡았다. 포철고는 3회까지 안타 하나와 볼넷 4개를 얻었지만 무득점에 그쳤다.

반면 진영고는 3회말 집중력을 발휘하며 3점을 뽑았다. 서준영의 안타와 홍성호의 볼넷으로 만든 2사 1·2루 상황에서 홍인호의 2루타로 선취점을 얻었다. 이어진 기회에서 최우선이 2타점 적시타로 단숨에 3-0을 만들었다.

포철고는 5회초 2사 2루 찬스에서 4번 타자 이한민이 적시타를 터뜨리며 1점을 따라붙었다. 포철고가 6회초 다시 반격의 기회를 잡았다. 선두 타자 정우성이 몸에 맞는 공으로 진루했다. 최윤서의 보내기 번트로 1사 2루. 포수가 공을 놓치며 정우성은 3루까지 갔다. 신하늘의 스퀴즈 번트에 정우성이 홈으로 파고들며 3-2까지 추격했다.

끌려가던 포철고는 8회초 다시 불타올랐다. 1사 1·2루 기회에서 장영준이 2루 주자를 불러들이는 적시타를 때렸다. 3-3 동점. 포철고는 이어진 1사 2·3루에서 이상화가 몸에 공을 맞으며 만루 찬스를 맞았다. 하지만 다음 타자 이한민이 병살타를 치며 역전엔 실패했다.

위기 뒤엔 찬스다. 진영고는 8회말 선두 타자 홍성호가 안타를 치고 나갔다. 홍성호는 2루까지 훔쳤다. 진영고는 홍인호의 안타로 무사 1·3루 기회를 만들었다. 다음 타자 최우선이 삼진을 당하는 동안 홍인호가 2루까지 달려 1사 2·3루가 됐다. 강교연이 고의 사구로 나가 1사 만루. 하지만 포철고 투수 최예한이 신유태를 삼진으로 잡아냈다. 2사 만루. 한동하가 최예한을 상대로 천금 같은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냈다. 진영고가 4-3으로 다시 앞섰다.

임선동 진영고 감독은 9회초 홍재혁을 마운드에 올렸다. 포철고 선두 타자 이동현이 볼넷으로 나갔다. 정우성의 번트로 만든 1사 2루. 최윤서가 때린 강습 타구를 진영고 3루수 최우선이 잘 처리하며 투 아웃이 됐다.

하지만 포철고는 그대로 주저앉진 않았다. 포철고는 신하늘이 친 플라이를 진영고 수비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며 극적으로 4-4 동점을 만들었다. 진영고가 9회말 점수를 뽑지 못하며 경기는 연장으로 돌입했다.

이번 대회 연장은 무사 1·2루에 주자를 두는 승부치기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포철고는 번트를 댄 이승현이 세이프되며 무사 만루 찬스를 잡았다. 다음 타자 장영준이 친 공을 진영고 유격수 신유태가 홈으로 바로 뿌려 원 아웃. 포철고는 이상화·이한민이 연속으로 볼넷을 얻어내 두 번의 밀어내기로 6-4로 다시 앞섰다. 이동현의 땅볼로 한 명이 더 들어와 포철고는 7-4로 10회초를 마쳤다.

10회말에 나선 진영고는 최우선의 땅볼로 1점을 얻었다. 이어 강교안의 2루타가 터지며 2사 2·3루의 찬스를 잡았다. 포철고 투수가 홍은성으로 바뀌었다. 신유태가 볼넷을 얻으며 다시 2사 만루가 됐다.

다음 타석은 한동하. 2학년 한동하가 친 타구가 우측 담장까지 굴러가는 장타가 됐다. 주자 세 명이 모두 들어오며 진영고가 8대7의 극적인 승리를 따냈다. 고교 야구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역전 드라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