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휴스턴 중국 총영사관의 차이웨이(蔡偉·사진) 총영사는 23일(현지 시각) 미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와 인터뷰에서 "추가 통보가 있기 전까지 영사관 문을 닫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미국이 지난 21일 72시간 안에 총영사관을 비우라고 했는데 이에 응하지 않겠다고 한 것이다. 공관 폐쇄도 드문 일이지만, 영사관을 안 닫겠다는 중국 대응도 이례적이다. 미국이 2016년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의혹으로 러시아와 갈등을 겪다 2017년 7월 샌프란시스코 주재 러시아 총영사관 폐쇄를 통보했을 때 러시아는 철거에 응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끝까지 '방을 빼지 않겠다'고 버티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한다. 공관 설치가 주재국 승인에 따라 이뤄지는 것이어서 공관 폐쇄 권한도 주재국에 있다는 것이다. 신범철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24일 본지 통화에서 "'외교 관계에 관한 빈 조약(빈 협약)'에 따라 외교 공관이 불법 행위에 연루되면 주재국은 해당 공관을 폐쇄할 권리가 있다"고 했다. "중국이 공관 철거에 응하지 않으면 미국은 영사특권·면제를 철회하고, 강제 철거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영사특권·면제는 치외법권, 형사소추 면제 등 외교공관이 누리는 특권을 말한다.

김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는 "외교 역사에서 주재국의 공관 폐쇄 요구에 불응한 사례는 들어본 적 없다"면서 "중국도 자국 총영사관이 강제 철거되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을 것이기에 결국 자진해서 짐을 쌀 것"이라고 했다.

실제 미 ABC방송에 따르면 23일 휴스턴 중국 총영사관 건물 뒤편에서 화물차에 박스와 검은색 봉지들을 싣는 장면이 목격됐다. ABC방송은 "차이 총영사의 말과 달리 공관 철수를 위한 준비가 진행 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