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여야는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1기 의장 출신인 이 후보자의 '사상 검증'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북한 외교관 출신인 미래통합당 태영호 의원이 이 후보자에게 사상 전향 여부를 묻자, 이 후보자의 학생운동권 후배인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이 강하게 반발하는 일도 벌어졌다. 여야는 이 후보자 아들 군 면제를 두고도 논란을 벌였다.

태영호 “아직도 주체사상 신봉자인가” - 북한 외교관 출신 미래통합당 태영호(오른쪽) 의원이 23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질의하고 있다.

통합당 태영호 의원은 이날 이 후보자에게 "주체사상에서 전향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이 후보자는 "(전대협 의장) 당시도 주체사상 신봉자가 아니었고 지금도 아니라는 점은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했다. 그러자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태 의원을 향해 "민주주의는 이 후보자와 같은 청년들의 피와 땀으로 이뤄진 것"이라며 "천박한 사상 검증 대상이 아니다"라고 했다. 민주당 전해철 의원도 "아연실색했다"고 했다. 반면 통합당 정진석 의원은 "반미(反美) 자주화 노선을 강조한 전대협 리더였던 이 후보자에게 이런 질문은 당연하다"고 했다.

이날 청문회가 끝난 뒤에도 민주당 586 운동권 출신 인사 등은 태 의원을 강하게 공격했다. 윤영찬 의원은 "(태 의원) 본인은 사상 전향을 확실히 한 것일까"라며 "자유민주주의를 좀 더 배워야겠다"고 했다. 초선의 문정복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태 의원이 전날 대정부질문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조선 선조(宣祖) 임금에 비교했다며 "북에서 대접받고 살다가 도피한 사람이 할 소리는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태 의원의 발언은 변절자의 발악으로 보였다"고 했다. 그러나 태 의원은 전날 '선조' 발언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고, 문 의원은 나중에 이 글을 삭제했다.

이인영 “과거에도, 지금도 신봉자 아니다” - 이인영 통일부장관 후보자가 23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청문위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 후보자는 이날 북한의 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 따른 배상 문제에 대해선 "평양에 우리나라 대표부를 설치하고 북측에서 토지를 공여받는 방식으로 배상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 등을 구상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북한에 특사로 가게 되면 김정은에게 (폭파에 대해) 항의하고 배상을 받아낼 의사가 있느냐"는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 질의엔 "엄중하게 항의하는 정치 행위와 막혀 있는 남북 관계가 상호 충돌할 수 있어 지혜롭게 뛰어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이 후보자는 북한에 억류된 우리 국민 6명의 현황에 대해 묻자 "몰랐다. 오늘 배우겠다"고 했다.

이 후보자는 주한 미군에 대해선 "주둔하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이) 정리되고 있다"며 "동북아 전략적 균형과 힘의 균형에 대해서 한미 동맹이 군사적 측면에서도 유지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 후보자는 고(故) 백선엽 장군을 조문하지 않은 이유와 관련, "정직하게 말하겠다"며 "그의 (공적과 함께) 과거 행적에 대해 비판적 견해가 존재한다는 점을 동시에 고려했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 아들은 '강직성 척추염'으로 군 면제를 받았다. 통합당 김석기 의원은 "이 후보자의 아들이 (2016년 2차) 면제 판정받기 10일 전에 무거운 물통을 자연스럽게 들고 다니는 동영상이 나왔다"며 의구심을 나타냈다. 이 후보자는 "저도 동영상을 봤는데, 둘이서 같이 들었다" "(일각에서 아들이) '수십 통, 수십㎏를 들었다'고 하는데, 지금 이 자리에서 맥주 한 박스 가져다 놓고 수십㎏가 되는지 한번 확인해보자"고 맞받았다. 아들이 정상적으로 군면제를 받았다는 게 이 후보자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