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는 정보 과포화다. 하루에도 엄청난 양의 정보를 습득하고, 심지어는 잠들기 직전까지도 핸드폰을 보며 무수한 정보를 받아들인다. 끊임없는 노동에 방전된 뇌는 응급 신호를 보낸다. 그렇게 미니멀리즘(Minimalism)은 등장한다.

말 그대로 최소의 것에서 본질을 찾는 것이다. 복잡한 시대 속에서 현대인들이 선택한 해답이다. 실제로 패션, 건축, 인테리어 등 다방면에서 미니멀리즘은 현대 사회의 트렌드가 되었다. 필요 없는 것과는 작별하고, 최소한의 것만 남겨둔다. 비워낼수록 보이고, 비워낼수록 행복하다.

마찬가지로 음악들도 비워내기를 시도한다. 미니멀리즘 음악이 등장한다. 필요한 최소한의 것들만 남긴다. 그리고 그것들을 무한히 반복시킨다. 작곡가는 우리에게 어떠한 이야기도 하지 않는다. 당연히 기승전결도 없다. 그저 음악은 흘러간다. 미니멀리즘 음악으로 가장 유명한 작곡가는 미국 출신의 필립 글래스다.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작곡가 중 하나다. 그가 작곡한 미니멀리즘 음악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반복적 구조를 가진 음악이다. 그는 특히 순환하는 리듬 구조를 가진 인도 음악에 큰 영향을 받았다.

미니멀리즘 음악이 어떤 예술성을 가지는지는 논란이 많다. '과연 예술로 볼 수 있는 것인가?'란 물음으로도 이어진다. 하지만 확실히 미니멀리즘 음악은 현대인들에게 위로를 준다. 재료를 최소화한 음악은 휴식이 된다. 무한히 반복되는 선율 앞에서 우리는 더 이상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지 않아도 된다. 다음 단계를 위해 앞으로 나아갈 필요도 없다. 내가 지금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 강박적으로 확인하지 않아도 된다.

우리는 그저 무한히 늘어난 공간에서 유영하면 된다. 작곡가가 마련해 둔 빈 공간에 머물며 휴식한다. 작곡가가 하는 이야기에 종속되지 않는다. 비로소 자유를 찾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작곡가가 구축해둔 세상에서 우리는 잃어버렸던 우리의 모습을 발견한다. 비우니 마침내 보이는 것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