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8일 우리 국회를 '세계 최악의 동물 국회'라 부르며 "세월이 흘러 이제는 점잖아질 때도 된 것 같은데 남조선 국회의 그 부끄러운 전통은 달라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지난 17일 제헌절 경축사에서 남북 국회 회담을 공식 제안한 지 하루 만에 우리 국회를 조롱한 것이다.

11일만에 모습 드러낸 김정은, '북한판 NSC' 주재 - 김정은(맨 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18일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주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9일 보도했다.

북한의 대외 선전 매체 '메아리'는 이날 '스물한 번째로 개원된 검투장'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남조선이 보유하고 있는 세계적 기록들 중에는 '세계 최악의 동물 국회'도 있다"며 "언쟁과 충돌이 자본주의 나라의 의회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예사로운 장면으로 되고 있다지만 그중에서도 남조선의 국회는 그 표본이며 극치"라고 했다. 이어 "역대로 남조선의 국회는 '폭력 국회' '깽판 국회' '동물 국회' '난장판 국회'로 그 악명이 높았다"며 "오죽하면 남조선에서 '고대 로마의 원형경기장을 보는 것 같다'는 말까지 나돌았겠는가"라고 했다.

북한이 선전 매체를 내세워 여야(與野)를 싸잡아 조롱한 것은 박 의장의 회담 제의에 대해 우회적인 거부 의사를 나타낸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메아리는 21대 국회가 임기 시작 47일 만인 지난 16일에야 개원한 사실까지 언급하며 "이쯤 하면 더 두고 보지 않아도 앞날이 훤하다. 검투장에서 아침·저녁 울려 나올 막말과 괴성, 치고받는 소리들이 벌써부터 귀에 자지러지게 들려오는 듯하다"고 했다.

한편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8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5차 확대회의와 비공개회의를 주재하고 전쟁 억제력 강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9일 보도했다. 김정은의 공개 활동이 보도된 것은 이달 8일 김일성 주석 26주기를 맞아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한 이후 11일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