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갤럽이 17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20대 여성의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일주일 사이에 15%포인트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 사건의 후폭풍 때문이란 해석이 나왔다.

이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문 대통령 직무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46%로 지난주의 47%보다 1%포인트 떨어졌다. 올해 들어 최고치였던 5월 첫째 주(71%)보다 25%포인트 떨어졌고, 5월 넷째 주(65%) 이후 7주 연속 하락세가 이어졌다.

문 대통령 지지율은 20대에서 36%로 지난주의 46%에 비해 10%포인트 하락하면서 30대(53%), 40대(59%), 50대(46%), 60대 이상(39%) 등 모든 연령층 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20대의 문 대통령 지지율 하락은 그동안 여권(與圈)의 핵심 지지층이던 여성이 주도했다. 20대 여성의 문 대통령 지지율은 일주일만에 57%에서 42%로 15%포인트나 떨어져서 20대 남성(36→30%)의 하락폭인 6%포인트보다 훨씬 컸다. 30대도 여성(63→56%)은 지지율이 7%포인트 하락한 반면, 남성(41→43%)은 오히려 2%포인트 올랐다. 40대는 여성(57→54%)과 남성(66→64%)의 지지율 하락폭이 비슷했다.

지역별로는 문 대통령 지지율이 서울(46%)과 인천·경기(45%)는 일주일 전과 같았다. 대전·충청(52→47%), 대구·경북(30→25%), 부산·경남(42→39%) 등에선 지지율이 다소 하락했지만 광주·전라(79→83%)에선 4%포인트 올랐다.

지지 정당별로는 지지 정당이 없는 무당(無黨)층(32→27%), 정의당 지지층(61→55%), 미래통합당 지지층(9→7%) 등에선 문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한 반면 더불어민주당 지지층(77→79%)에선 2%포인트 상승했다.

한국갤럽 측은 “여당 소속이던 박 전 시장 성추행 의혹에 대한 20·30대 여성의 불만이 대통령 지지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사회적으로 관심이 집중된 사안이라서 여권 지지율에 미치는 파장이 길어질 수도 있다”고 했다. 이번 조사에서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이 지난주에 비해 2%포인트 내린 38%를 기록하며 40% 선이 무너졌고, 미래통합당은 1%포인트 오른 21%였다. 그 뒤는 무당층 27%, 정의당 7%, 국민의당 4%, 열린민주당 3% 등이었다.

한국갤럽이 지난 14~16일 전국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14%다(상세 자료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