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 시각) 재선 캠프 선거대책본부장을 돌연 경질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여론 지지율에서 크게 뒤지자 실무 책임자에게 책임을 물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밤 페이스북을 통해 "브래드 파스케일(44·사진) 재선 캠프 선대본부장을 디지털 전략 담당 고문으로, 빌 스테피언(42) 부본부장을 새 선대본부장으로 임명한다"고 밝혔다. 미 언론들은 일제히 '파스케일이 굴욕적으로 잘렸다'고 전했다.
파스케일은 정치권 경력은 없지만 2016년 대선 때 디지털 전략을 공격적으로 구사해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악마화하는 데 성공, 트럼프를 승리로 이끈 일등 공신이다. 파스케일은 나중에 이를 "수퍼볼 게임 한 번도 안 해보고 경기에 나갔는데 우승을 해버렸다"고 표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초 재선 캠프를 꾸리면서 파스케일을 선대본부장에 앉혔다.
그러나 올 4월부터 코로나 방역 실패 책임론으로 지지율이 폭락하자, 트럼프가 파스케일을 질책하며 "고소하겠다"며 펄펄 뛰기도 했다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더힐은 전했다. 지난달 20일 오클라호마 털사 유세를 기획한 파스케일이 "10만명이 몰릴 것"이라고 보고했지만 실제로는 6000여 명만 모여 흥행에 실패하자 트럼프가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또 최근 파스케일이 고급 스포츠카 페라리를 몰며 고액 연봉으로 호화 생활을 한다는 보도가 나와 내부에서 문제가 됐다고 한다.
스테피언 신임 본부장은 2004년 조지 W 부시 재선 캠프, 2008년 존 매케인 대선 캠프 등 공화당 선거에서 잔뼈가 굵은 전략가로,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의 참모 출신이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이자 캠프 좌장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의 신임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전 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 격차는 두 자릿수 대로 굳어졌다. 15일 발표된 퀴니피액대의 전국 조사에서 바이든은 52%, 트럼프는 37%였다. 이 15%포인트 차는 그간 두 사람 지지율 격차 중 가장 크다. 특히 이 조사에서 '경제를 더 잘 다룰 후보'로도 응답자의 50%가 바이든을, 45%가 트럼프를 꼽았다. 지난달만 해도 이 문항에서 트럼프가 5%포인트 앞섰는데, 경제 업적만큼은 트럼프를 인정하던 여론도 뒤집히기 시작한 것이다.
이날 몬머스대 조사에선 바이든 53% 대 트럼프 40%, 월스트리트저널·NBC 조사에선 바이든 51% 대 트럼프 40%로 나타났다. CNN은 "선례를 볼 때 대선 4개월 전 이 정도 격차가 나면 판세를 뒤집기 힘들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