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6일 21대 국회 개원 연설을 하고 국회 본관을 나오는 과정에서 50대 남성이 문 대통령을 향해 신발을 벗어 던지는 일이 벌어졌다. 현행범으로 체포된 이 남성은 현재 서울 영등포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1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국회 개원식이 끝나고 문재인 대통령이 나오자 한 시민이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규탄 발언을 하고 던진 신발이 본청 앞 계단에 놓여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회 개원 연설과 여야 대표 환담을 마친 후 오후 3시 20분쯤 국회 본관을 나섰다. 문 대통령이 본관 정문에서 나와 대기하던 차량에 탑승하려 걸어가는 도중에 검은색 구두 한 짝이 날아왔다. 문 대통령을 보기 위해 본관 앞 계단에 몰려든 사람들 사이에서 한 50대 남성이 "북한 인권 무시"라고 외치며 신고 있던 신발을 벗어 던진 것이다. 이 신발은 문 대통령 몇 미터 앞에 떨어졌다.

현장에 있던 경찰이 이 남성을 곧바로 둘러싸고 제압했다. 이 과정에서 남성은 "가짜 인권주의자 문재인" "빨갱이 문재인을 당장 끌어내야 한다" "위선자 문재인" 이라고 외쳤다. 이 남성은 일부러 문 대통령에게 신발을 던지기 위해 국회에서 기다리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경찰에 연행되면서도 "(신발을) 문재인을 향해 던졌으니 그 사람 보고 고소하라고 하라"고 소리쳤다.

일반인이 국회 경내에서 대통령에게 접근해 위협을 가하는 일이 벌어지면서 '경호 부실' 지적이 나왔다. 대통령 경호처가 '친근한 경호, 열린 경호, 낮은 경호'를 내걸지만 정작 경호의 기본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3월에도 문 대통령이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분향하던 중 천안함 폭침으로 목숨을 잃은 고(故) 민평기 상사의 어머니 윤청자씨가 불쑥 나타나 말을 걸어 "대통령 경호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경호원들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국회 개원식에 참석해 개원 축하 연설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신발을 던지고 돌발 발언을 한 시민의 입을 막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