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 자산운용’의 설립자로 70억원대 횡령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이혁진(53)씨는 2018년 3월 22일 해외 도피 두 달 전에 미국에 법인을 만들었다. 그때 이씨에게 법인 등록자 명의를 빌려 준 미국 현지 교민 여성 임모(46)씨가 이씨 도피 직후 억대 연봉을 받는 국내 상장 기업의 상근감사로 선임된 것으로 드러나 16일 그 배경에 대해 의혹이 제기됐다. 임씨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와 한인회 홈페이지 등에 ‘SAT 강사’ ‘프리랜서 회계사’ 등의 경력을 적어놨다. 상법상 ‘회사에 상근하면서 감사 업무를 수행’하도록 돼 상근감사에 미국에 거주하는 임씨를 임명한 것은 위법이란 지적도 나왔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이씨는 2018년 1월 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州)에 임씨 명의로 '에스크 베리타스'라는 법인을 설립했다. 옵티머스운용 전신인 '에스크 베리타스 자산운용'과 같은 이름이다. 그는 두 달 뒤인 3월 19일 횡령 혐의 등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고 같은 달 22일 베트남으로 출국해 귀국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씨 출국 8일 뒤인 3월 30일, 명목상 미국 법인 대표였던 임씨가 국내 대부업계 2위인 L사의 상근감사에 임명됐다. 임씨는 임기 3년에 보수 총액은 3억원이었다. 임씨는 자신의 경력에 이씨 미국 법인인 '에스크 베리타스 고문'이라고 기재했다.
조해진 미래통합당 의원은 "그간 L사 상근감사는 대기업이나 고위 공무원 출신들이 선임됐었다"며 "여권과 친분이 깊은 이혁진씨의 배경이 작용한 것 아니냐"고 했다. 이씨는 도피 직전 문재인 대통령의 베트남·아랍에미리트(UAE) 순방 행사를 따라다니기도 했다.
게다가 임씨는 2019년 11월 대통령 직속 기구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의 간부직에 선임돼 문재인 대통령의 임명장을 받기도 했다. 임씨는 현재 이씨와 함께 샌프란시스코 한인회 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한편 5000억원대 옵티머스 펀드 환매 중단 사태를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조사1부는 최근 이씨의 행방을 파악했지만 신병 확보 절차는 밟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이씨는 환매 중단 이전 경영진에서 물러난 만큼 현재까지 (이번 사건과) 직접적 연관은 없는 것으로 본다"고 했다. 그러나 최근 중앙지검 수사팀은 이씨의 횡령, 상해, 성범죄 등 4건의 사건을 수사했던 수원지검의 사건 기록 전체를 빌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출신 변호사는 "(이씨에 대해) 범죄인 인도 및 인터폴 수배 요청을 하지 않는 것은 제기된 의혹을 수사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비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