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주례(週例) 대면 보고가 15일로 3주째 끊겼다. 검찰 주요 사건 대부분의 수사를 지휘하는 서울중앙지검장은 매주 수요일 검찰총장을 찾아가 얼굴을 맞대고 주례 보고를 한다. 수사 중인 사건의 진행 상황을 보고하고 총장의 재가를 받는다. 그런데 '채널A 기자 강요미수 의혹' 사건을 두고 대검이 서울중앙지검 수사의 공정성에 문제 제기를 하고 추미애 장관이 '지휘권 발동'으로 이 지검장의 손을 들어주면서 윤 총장과 이 지검장 사이에는 냉기류가 흐르기 시작했다.

복수의 검찰 관계자에 따르면, 윤 총장은 주례 보고를 받는 게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고 한다. "두 사람이 사건 처리 방식을 협의할 순 있지만, 윤 총장의 지시가 내려지면 이 지검장이 따라야 하는데 그게 지켜지지 않고 있다"(수도권 검사장)는 것이다. 15일 대면 보고 무산을 앞두고 검찰 내에선 "두 사람이 만나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을 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기소 여부 문제를 논의할 것"이란 말이 나왔지만 서면 보고로 대체됐다.

앞서 '채널A 기자 강요미수 의혹' 사건의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채널A 기자의 구속영장 청구 방침만 대검에 보고하고, 영장 속 범죄 사실을 보고해 달라는 대검의 요청은 무시했다. 수사팀은 지난달 30일 이 사건을 대검 전문수사단에 회부하려는 윤 총장을 겨냥해 '회부 절차를 중단해 달라'는 입장을 언론에 배포하기도 했다. 이 지검장의 공개 항명(抗命)이었다.

지난 5월에도 이 지검장이 "몸이 안 좋다"며 주례 보고에 오지 않은 적도 있었다고 한다. 검찰 주변에선 "당분간 주례 보고는 서면으로 대체될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