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지난 9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사망함에 따라 그를 상대로 접수된 성추행 고소 사건을 수사 없이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피해 여성 A씨 측은 13일 "죽음으로 사건이 무마되거나 피해 사실에 대한 말하기가 금지될 수는 없다"며 "이 사건에 대한 진상을 제대로 규명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며 경찰에 수사를 촉구했다.

A씨 측은 "많은 피해자들의 용기와 희생을 딛고 성폭력 문제 해결을 위한 법과 제도가 정비되고 사회적 인식도 나아지고 있다"면서 "그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성폭력에 대해 말할 수 있고, 들을 수 있는 사회가 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A씨 대리인 중 한 명인 고미경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요구 사항'을 발표했다. 그는 "국가는 신고된 사건에 대해 제대로 된 수사 및 조사 과정을 통해 진실이 밝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피해자가 인권을 회복하고 가해자는 그에 응당한 처벌을 받아야 하는 것이 분명한 국가의 책무"라고 말했다. 또 "사건의 실체를 정확히 밝히는 것이 피해자 인권 회복의 첫걸음"이라며, 경찰을 향해 "현재까지의 조사 내용을 토대로 사건에 대한 입장을 밝혀 달라"고 요구했다.

서울시에 대해서도 진상 규명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고 대표는 "서울시는 피해자가 성추행 피해를 입은 직장"이라며 "사건의 진실이 밝혀질 수 있도록 제대로 된 조사단을 구성해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했다. 그는 또 "정부와 국회, 정당은 인간이길 원했던 피해자의 호소를 외면하지 말고 책임 있는 행보를 위한 계획을 밝혀주길 바란다"고 했다.

고 대표는 "피해자가 여기 있다. 함께하는 우리가 있다"며 추가 행동도 예고했다. 그는 "피해자의 일상이 회복될 때까지 함께할 것"이라며 "서울시·정부·정당·국회 등이 제대로 책임 있는 역할을 할 수 있게 단체·시민들과 함께 힘 합쳐 행동을 시작하겠다"고 했다.

한국여성의전화와 한국성폭력상담소는 피해자 보호와 치유·회복을 위한 활동과 사건의 진실이 밝혀질 수 있는 활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