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신현준(52)과 전 매니저 김광섭(52)씨의 '갑질' 공방이 결국 법정으로 가게 됐다. 신현준 소속사 HJ필름은 13일 공식 입장을 내고, 신현준으로부터 부당 대우를 받아왔다고 주장한 김씨에게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김씨는 이날 한 매체를 통해 과거 신현준과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공개하고, 13년간 비합리적인 수익 배분 등 부당 대우를 받아 왔다고 주장했다.

김씨가 2012년 나눈 대화라며 공개한 문자메시지를 보면 김씨는 신현준에게 일본 팬미팅 수익 정산과 관련해 "나는 몇%를 받느냐"고 질문했고 신현준은 "너 하는 거 봐서"라고 답했다. 김씨는 또 신현준이 욕설을 하며 과도하게 업무를 재촉하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도 공개했다. 신현준이 7~8년간 매니저 20명을 교체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신현준 측 “일 빨리 해달라는 게 죄가 되는 세상인가”

신현준 소속사 HJ필름은 이날 공식 입장문을 내고 "거짓투성이인 김○○(전 매니저)은 물론이고, 그가 제공하는 허위 사실에 뇌동해 유포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법적인 책임을 지게 하겠다"고 밝혔다.

소속사는 "신현준과 김씨는 친구 관계로 시작해 매니저로 발전, 첫 몇 년간은 (김씨가) 신현준의 매니저 일을 봤다. 이후 수년간은 헤어지기도 했고 2010년부터 마지막 6년 정도는 (신현준이) 김씨가 대표로 있는 회사와 함께 했다"고 설명했다.

소속사는 신현준이 매니저를 수차례 교체했다는 김씨 주장에 대해서는 오히려 "매니저를 고용하는 주체인 김씨가 임금을 체불하거나 지급하지 않아 일어난 일"이라며 증거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신현준이 김씨에게 업무를 재촉한 문자메시지에 관해선 "그가 스스로 공개한 여러 건의 문자를 통해, 얼마나 일이 늦고 연락이 안 되는 사람인지 입증이 되지 않았느냐"며 "모두 비즈니스로 기다리고 있는데 일을 빨리 해결해달라고 하는 것도 죄가 되는 세상인가. 그것도 갑질인가"라고 반문했다.

소속사는 "친한 사적인 관계자 간이라면 문제가 안 될 일상적인 대화마저도 부분부분 악의적으로 발췌, 편집해 당시 상황을 거짓으로 설명한다면 이제 저희도 더 이상 인내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김씨에게 피해를 입은 많은 피해자를 만나 너무나 많은 증거를 수집했다"며 "HJ필름과 신현준은 거짓이 아닌 진실로 대응하겠다"고 했다.

◇"13년간 폭언·갑질"…욕설에 모친 심부름도

공방은 앞서 김씨가 신현준으로부터 13년간 폭언과 갑질, 금전적으로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김씨는 신현준이 수익 배분에 관한 계약서를 작성해달라는 자신의 요구를 거부했고, 구두로 약속한 10분의 1의 배분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스포츠투데이를 통해 1994년부터 신현준을 알게 돼 13년간 매니저로 생활했다고 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언제나 매니저들에게 불만이 있었다. 만족을 위해 자주 매니저를 바꿔줬지만 그만두기 일쑤였다"고 했다.

김씨는 "XX 병이 있느냐" "개XX" 등 욕설이 담긴 신현준의 문자메시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또한 신현준 모친의 시중까지 들어야 했다며 모친이 지시하는 개인 운전 업무, 세차, 장보기 등 사소한 심부름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계약과 임금 관련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1995년에 로드매니저로 채용된 이후 2년여간 60만 원의 월급을 받았고, 이후 월급을 100만 원으로 올려줬지만 이마저도 6개월밖에 가지 않았다는 게 김씨 측 주장이다.

그는 신현준과 친구지만 계약서가 없기에 배우의 마음이 바뀌면 언제든 끝날 수 있는 갑을 등 관계였다고 했다. 김씨는 "함께 일하는 시간 동안 우리에게 계약서는 없다. 한 때 계약서를 요구하기도 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신현준과 일하면서 얻은 순수한 수익은 1억 원도 되지 않는다"고 했다.

◇신현준 “동갑내기 친구, 허물없이 지내…개인 가족에도 도움 주고받는 사이”

신현준은 지난 9일 소속사를 통해 "수년간 함께한 두 사람 간에 갈등이 왜 없고, 서운한 점이 왜 없었겠느냐"며 "하지만 두 사람 중 한쪽이, 그 모든 세월의 이야기 중 일부분을 '폭로'라는 이름으로 나열한다면 또 다른 의미의 폭력이 될 수 있음을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했다.

그는 "(김씨는) 매니저이기 전에, 스무살 때부터 알고 지낸 동갑내기 친구였다"며 "남자친구들 간에 얼마나 격식 없이 지냈겠느냐. '이 자식아' 같은 호칭은 허물없이 자연스러웠고, 그 친구도 역시 그렇게 대했다"고 했다.

신현준은 '어머니의 심부름이나 요구도 들어줬다'는 김씨의 주장에 대해서는 "그와 저는 친구 사이이기 때문에, 서로 어머니께도 자주 인사드리는 사이였다"며 "그리고 김씨의 가족 중 몸이 아픈 분을 위해 개별적인 도움을 주기도 했다. 단순히 배우-매니저 관계 이상으로 개인 가족에게도 도움을 주고받은 사이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