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6·25 전쟁 영웅’이자 선배 외교관인 백선엽 예비역 육군 대장의 빈소를 찾지 않고 있다. 백 장군은 지난 10일 밤 11시쯤 100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외교부 대변인실은 12일 오후 12시쯤 ‘강 장관의 고(故) 백선엽 장군 조문 일정’을 묻는 본지 질의에 “공식적으로 현재까지 나온 것은 없다”고 했다. 백 장군 빈소에 강 장관이 조화 또는 조전을 보냈는지에 대해서는 “알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강 장관이 이틀이 되도록 백 장군 빈소를 찾지 않는 이유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백 장군은 6·25 전쟁영웅일 뿐만 아니라 현대 한·미 동맹의 초석을 놓은 대한민국 대미 외교의 산 증인이자, 주(駐)프랑스·캐나다 대사를 지낸 선배 외교관이기 때문이다.
역대 신임 주한 미국 대사들이 서울에 부임하면 백 장군을 반드시 예방했던 것도 그가 한미동맹을 상징하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는 백 장군 별세 이튿날(11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 차려진 그의 빈소를 찾았다.
조문을 마친 뒤 해리스 대사는 백 장군의 부인 노인숙 여사를 만나 품에서 사진 한 장을 꺼내 그에 대한 존경의 마음을 전했다. 사진은 해리스 대사가 2018년 11월 21일 백 장군의 백수(白壽) 축하 생일 때 그가 백 장군 앞에서 무릎을 꿇고 예를 다해 축하하는 장면이 담겨있었다.
강 장관은 백 장군의 빈소를 찾지 않고 있는 것과 달리,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경우 조문 첫날인 지난 10일 빈소를 찾았다. 강 장관은 이날 오후 4시 서울 한남동 장관 공관에서 압둘라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아랍에미리트) 외교장관과의 회담을 마치자마자 관용차를 타고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의 박 시장 빈소를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