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최숙현 선수 폭행사건의 주범으로 지목된 경북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 팀 ‘팀닥터’ 안주현(45)씨가 10일 경찰에 체포됐다. 안씨는 최 선수 사건이 불거진 이후 10여일 동안 행적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경북지방경찰청은 이날 체포 영장을 발부받아 대구에 있는 주거지에서 안씨를 폭행과 불법의료행위 등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또 안씨의 주거지와 휴대폰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최숙현 선수의 2016년 증명사진.

안씨 잠적설이 나돌자 도주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 경찰은 이날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최 선수를 둘러싼 각종 의혹 수사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안씨는 체포 당시 주거지에 혼자 있었고 체포과정에서 특별한 저항은 없었다고 한다. 경찰은 앞으로 48시간 이내에 조사를 거쳐 구속영장 신청 등 안씨의 신병 처리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경찰은 중복수사 등 피해 선수들의 불편을 감안해 대구지방검찰청 특별수사팀과 공조체계를 구축해 수사하기로 했다.

경찰은 2013년 트라이애슬론 팀 창단 이후 최근까지 전·현직선수 등 27명을 대상으로 피해에 대한 진술을 받았다. 그 결과 현재까지 17명이 감독과 안씨 등으로부터 폭행 등을 당했다고 진술했다. 또 전·현직 선수들이 진술한 안씨의 추행 혐의 여부도 수사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씨는 운동처방사 2급 자격증만 가지고 경북 경산시 한 의원 물리치료실에서 근무하다가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주장인 장윤정의 소개로 팀 창단 이듬해 ‘팀 닥터’ 신분으로 합류했다.

그러나 의료인이 아니고 경주시로부터 정식 급여를 받을 수 없었기 때문에 마사지나 물리치료, 항공료 등의 명목으로 선수들로부터 매달 수십만~100만원 이상의 돈을 ‘수당’ 형태로 받아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찰은 이 같은 안씨의 행위가 무면허 의료에 해당한다고 보고 폭행 혐의와 함께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 진술과 증거 등을 보강해 수사 후 안씨의 혐의가 드러나면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