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덴버 너기츠의 트로이 대니얼스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저녁 식사 사진.

빵 한 조각과 감자칩 한 봉지. 그리고 약간의 샐러드와 과일….

다이어트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몰라도, 코트에서 땀을 쏟아붓는 운동선수의 배를 채우기 위한 메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지난 8일부터 경기 장소인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월트디즈니리조트에 모여든 NBA(미프로농구) 선수들이 제공된 식사 사진을 찍어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것으로 '입소 신고'를 했다. LA레이커스의 카일 쿠즈마와 유타 재즈의 조 잉글스 등이 올려놓은 사진을 보면 입이 쩍 벌어질 정도로 단출하다. 아마 이런 음식으로 배를 채우고 코트에 나서면, 5분도 안 돼 쓰러질 것 같다. 숙소 위생 상태도 엉망이다. 멤피스 그리즐리스의 타이어스 존스는 숙소 방의 죽은 바퀴벌레 사진까지 올렸다.

NBA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도시 간 이동이 여의치 않자 월트디즈니리조트 내 호텔 3개에 22팀 선수들을 모아놓고 오는 31일부터 잔여 시즌을 소화하기로 했다. NBA는 이들의 숙식과 운송, 경호 등을 위해 약 1억5000만달러(약 1800억원)의 돈을 들였다. 이날 NBA 선수들이 불만을 토로하며 올린 사진은 현지에서 자가 격리를 하면서 룸 서비스를 통해 주문한 음식이다. 뉴욕 타임스의 마크 슈타인 기자는 "이틀간 자가 격리 기간이기 때문에 호텔과 식당에서 나오는 식단이 다소 부실할 수 있다"고 했다. NBA는 룸 서비스뿐 아니라 구단별로 전용 식당을 따로 마련했다. 하지만 어떤 방식으로든 평균 연봉 약 670만달러(약 80억원)를 받는 선수들의 입맛을 맞추기는 쉽지않아 보인다. 애덤 실버 NBA 커미셔너는 시즌 재개를 발표하면서 "NBA 구성원들의 엄청난 희생이 필요하다"고 양해를 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