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 펀드에 투자된 5200억원 가운데 투자처를 알 수 없던 2500억원 외에 나머지 2700억원도 행방이 묘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옵티머스 측은 그동안 2700억원을 대부업체·부동산 개발 사업 등에 투자했다고 해명해왔는데, 이마저도 거짓이었을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게다가 옵티머스 임직원이 모두 구속되거나 퇴사한 상태여서 투자금 파악과 회수가 한층 어려워질 전망이다.
◇부실 자산에 2700억원 들어간 줄 알았는데, 그마저 거짓말
옵티머스 측의 거짓말 행진은 양파 껍질 까는 것처럼 계속되고 있다. 옵티머스는 원래 펀드를 판매할 때 "투자금 95% 이상을 안전한 공공기관 매출채권을 사는 데 쓴다"고 했었다. 하지만 환매 중단 사태가 터진 뒤 금융감독원이 현장 검사에 나서자 "투자금 5151억원 중 약 2700억원을 대부업체 등 10여 업체에 투자했다"고 말을 바꿨다. 공공기관 매출채권이 아니라 돈을 떼일 가능성이 높은 부실 사채에 투자했다는 것이다. 나머지 2500억원가량에 대해서는 아예 투자처를 밝히지 못했다.
하지만 금감원 후속 검사 과정에서 그동안의 해명조차도 거짓인 것으로 드러났다. 금감원 관계자는 "옵티머스가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나 대부업체 등 부실 자산에 투자했다는 돈도 2700억원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투자처가 밝혀지지 않은 돈은 아예 외부로 빼돌린 것으로 의심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거짓 해명이 꼬리를 물면서 투자금 회수 가능성은 더욱 낮아지게 됐다. 그나마 부실 자산에 들어간 돈은 손해를 보더라도 일부를 건질 수 있는데, 지금은 아예 돈이 어디로 흘러갔는지 원점에서 재조사해야 하기 때문이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투자 실패가 아닌 노골적인 사기"라고 했다.
◇옵티머스 전 직원 퇴사… 사후 수습에 난관
금융 당국은 옵티머스 투자금의 행방을 추적하는 한편, 사후 수습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제2의 라임 사태'로 확대돼 당국으로 비난의 화살이 집중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라임 사태 당시 금감원은 법적 권한이 없다는 이유로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다, 라임의 불법 행각을 막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라임 배후'로 지목되는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은 라임 사태가 터지고 금감원 검사가 진행되는 중에도 라임 펀드에서 195억원을 빼돌렸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옵티머스에 대해 영업 전부정지 조치를 내렸다. 또 펀드 자산을 동결하는 조치에도 나섰다. 금감원 관계자는 "펀드 자산을 보관하는 수탁사 측에 옵티머스의 운용 지시가 오면 바로 당국에 알리게끔 요청해뒀다"면서 "비정상적인 지시가 오면 가로막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펀드를 판매한 증권사들이 주도해 펀드 재산에 대한 가압류 절차도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수습은 난항을 겪고 있다. 옵티머스 임원들은 구속되고 나머지 직원들도 죄다 회사를 그만뒀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금감원 및 예금보험공사 직원을 관리인으로 선임했다. 그러나 말 그대로 '관리'만 할 뿐, 자산을 매각하는 등 투자금을 건지기 위한 작업은 못 하고 있다.
결국 이 펀드를 가장 많이 판매한 NH투자증권이 펀드를 넘겨받아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NH증권은 옵티머스 펀드 84%를 팔았다. 하지만 NH증권은 혼자 부실 펀드를 떠안아 해결하는 게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라임 때처럼 여러 판매 회사들이 공동으로 새로운 운용사를 만들어 부실 펀드를 넘기는 방안도 거론한다. 그러나 금감원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단호한 입장이다. NH증권이 대부분을 팔았기 때문에, 새 운용사를 만들어 판매사끼리 책임을 나눌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