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들이 천박하게 나와도 우리는 우아하게 대응하자는 마음으로 책 주문했다. #김지은입니다 두 권 주문해서 하나는 나 읽고 다른 한 권은 친구 주려고.”(트위터 @3waoSq***)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모친상에 문재인 대통령이 조화를 보내고 유력 정치인들이 조문한 것에 대한 2030 여성들의 분노가 안 지사의 성폭력을 폭로하고 ‘미투 운동’을 가속화시킨 김지은씨의 책 구매로 이어지고 있다.

책 '김지은입니다' 표지(왼쪽)와 지난 5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 모친상에 놓인 문재인 대통령의 조화.

지난 3월 김지은씨가 낸 책 ‘김지은입니다’(봄알람)는 지난 7일 알라딘 종합 베스트셀러 6위 및 사회과학 분야 1위를 기록했다. 교보문고에선 일간 베스트 정치·사회 분야 1위에 올랐다. 알라딘 관계자는 “책이 나온 이래 가장 순위가 높았다”고 전했다. 책은 안 전 지사의 수행비서였던 김지은씨가 2018년 3월5일 성폭력 피해를 세상에 알리고 2019년 9월9일 대법원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아내기까지 544일간의 기록이다. 소셜미디어엔 해시태그 ‘#김지은입니다’를 달고 책 사진을 올려 구입을 인증하는 게시물이 잇달아 올라왔다. 8일 오후 교보문고 홈페이지에는 ‘재고 소진으로 7/15 이후 출고 가능합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라는 공지가 올라왔다. 구매자 중 30대 여성 비율이 33.9%로 가장 높고, 20대 여성(24%)이 그 뒤를 잇는다.

책을 출간한 봄알람 출판사 이두루 대표는 “지난 이틀간 1200부 출고됐다. 지난 두 달간 팔린 것보다 많다. 4쇄까지 찍은 책인데 급하게 5쇄에 들어갔다”면서 “판매 폭증의 핵심 요인은 연대를 표현하겠다는 여성들의 정치적 실천이라고 생각한다. 대통령과 국가 유력자들이 아직 가해자 측이 건재하다는 걸 몸소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가해자의 폭력을 잊지 않는다는 움직임이라고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