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7일(현지 시각) 코로나 바이러스 양성 판정을 받았다는 기자회견 도중 마스크를 벗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는 ‘따봉’ 포즈를 취해 논란이 일고 있다. 브라질 언론협회(ABI)는 “취재진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범죄행위”라며 대통령을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국영TV 브라질과 BBC 등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코로나 바이러스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는 사실을 밝히며 “코로나 바이러스는 내리는 비와 같아 누구나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이전에 말한 것처럼 코로나 바이러스에 공포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면서 “나는 어제와 마찬가지로 정상이며 매우 몸 상태가 좋다”고 했다.

논란이 된 행동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인터뷰 도중 마스크를 벗고 이야기를 이어간 부분이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기자회견 도중 기자들에게 “이렇게 하면 내 얼굴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마스크를 벗고 뒤로 몇 걸음 물러났다. 그러면서 엄지손가락을 들어올리는 ‘따봉’ 포즈를 취했다. 그는 “나는 괜찮다. 나를 위해 기도해준 모든 이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브라질 언론협회는 즉각 반발했다. 양성판정을 받고도 기자회견 도중 마스크를 벗은 대통령의 행위가 위험 수위를 넘었다는 것이다. 브라질247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언론협회는 성명서를 내고 “대통령은 다른 사람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범죄 행위를 계속하고 있다”며 “이날도 의료진 권고를 무시하고 취재진과 가까운 거리에서 기자회견을 했고 중간에 마스크를 벗는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고 했다.

언론협회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심각한 질병을 전염시킬 수 있는 행위와 타인의 생명을 위협하는 행위를 금지하도록 규정한 형법 2개 조항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대통령을 연방대법원에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6일 기침과 고열로 감기 증세를 보여 병원에서 코로나 검사를 받았고, 다음날 양성 판정을 받았다. 공식 일정을 취소한 채 관저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앞서 3차례 코로나 검사를 받았다. 지난 3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만나러 미국을 방문했다가 동행한 인사들이 잇달아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자 3차례에 걸쳐 코로나 검사를 받았다. 브라질 정부는 3차례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이 나왔다고 밝혔고, 이번 4번째 검사에서 양성 판정이 나온 것이다.

지난 4일 브라질 주재 미국 대사 자택에서 열린 오찬에 참석한 자이르 보우소나루(사진 앞줄 왼쪽 세번째) 브라질 대통령이 마스크를 끼지 않은 채 참석자들과 사진 포즈를 취하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평소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을 '감기' 정도로 치부해오며 대통령궁 내에서는 물론이고 대중과 만나거나 연설할 때도 거의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지난달 브라질 연방법원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에 대해 마스크 미착용시 하루 46만원의 벌금을 부과하겠다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한편, 미 존스홉킨스대학 통계 기준 8일 오전 브라질의 코로나 바이러스 누적 확진자 수는 166만8500여 명이며, 사망자 수는 6만6000여 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