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지난 총선 때 다주택자는 공천에서 배제하겠다는 취지의 발표를 했다. "다주택은 안 된다는 '노노(No No) 2주택' 국민운동을 하자"고 했다. "집을 재산 증식 수단으로 삼지 않겠다"고 했다. 규제 지역에 2주택 이상을 가진 경우엔 집을 팔겠다는 서약서를 제출하라고도 했다. 그런데 의원 180명(당선 기준) 가운데 42명이 다주택자라고 한다. 더구나 그 가운데 절반이 정부가 부동산과의 전쟁을 한다며 설정해놓은 투기·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등 '부동산 규제지역'에 두 채 이상 부동산을 가지고 있다. 정부가 이곳만은 반드시 부동산을 잡겠다는 지역에서 여당 의원들이 다주택을 갖고 있다면 이를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규제지역에 다주택을 가진 의원들의 부동산 재산은 4년 새 평균 5억원이 늘어났다고 한다. 대전과 서울에 아파트 2채를 가지고 있던 국회의장의 재산은 4년 새 23억원이 넘게 늘어났다. 그는 논란이 일자 서울 강남의 '똘똘한 아파트 한 채'를 놔두고 20년간 6선을 했던 대전의 아파트를 처분했다. 청와대 비서실장도, 충북지사도 자신의 지역과 주민보다 '돈'을 먼저 선택하더니 국회의장도 마찬가지다.
김대중 전 대통령 막내아들인 김홍걸 의원은 서울 강남·서초·마포에 3주택을 보유하고 있었다. 신고한 부동산 재산만 76억원이 넘었다. 시세로는 100억원이 훨씬 넘을 것이다. 그는 특별히 소득을 올리는 일에 종사한 적이 없다. 그런 그가 어떻게 이런 재산을 소유하게 됐나. 시중에는 '금수저'가 아니라 '통(대통령)수저'라는 말이 나온다.
한국노총 위원장 출신 의원도 규제 지역에 집 세 채를 가지고 있었다. '노(노조)수저'라 불러야 하나. '다주택 공천 배제'나 '매각 서약' 등 선거용 쇼를 주도했던 당 간부는 미리 부동산 여러 채 가운데 한 채를 아들에게 증여하는 방식으로 처분했다. 이런 사람들이 입을 열면 '서민'을 말한다. 수도권 한 재선 의원은 서울 강남·송파 등 규제지역에 4채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 지역의 자기 지역구에는 집이 없고 수도권에만 주택을 두 채 이상 가진 초선 의원도 여럿이었다. 이들은 뒤늦게 "집을 내놓았는데 팔리지 않는다"고 변명한다. 시세보다 싸게 내놓으면 팔리지 않을 이유가 없다.
청와대가 작년 말 고위 공직자들에게 한 채만 남기고 처분하라고 지침을 내렸지만 집을 처분한 공직자는 거의 없었다. 오히려 다주택 청와대 참모들의 부동산 재산은 평균 7억원 이상 늘었다. 중앙부처 고위 공직자도 3명 중 1명이 다주택자라고 한다. '돈을 벌고 싶으면 정부 말을 믿지 말고 고위직들의 행동을 보라'는 말은 그래서 나온 것이다. 이들이 '집값을 잡겠다'고 하는데 그 말을 믿을 국민이 얼마나 있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