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아동 성(性) 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 손정우(24·사진)씨에 대해 6일 서울고법 형사20부(재판장 강영수)는 미국의 범죄인 인도 청구를 불허한다고 결정했다.
재판부는 "범죄인 인도 제도 취지는 범죄인을 더 엄중하게 처벌받는 곳으로 보내자는 것은 아니다"라며 "우리나라가 손씨 신병을 확보해 형사처벌 권한을 행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인도 불허 결정이 면죄부를 주는 건 아니다"라며 "향후 수사·재판 과정에 협조하고 정당한 판결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만기 출소한 손씨에 대한 재수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취지였다. 범죄인 인도 재판으로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던 손씨는 이날 오후 1시쯤 석방됐다.
손씨는 2015년 4월부터 특수한 브라우저를 이용해 접속할 수 있는 '다크웹'에서 '웰컴 투 비디오' 사이트를 운영하며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을 유포한 혐의로 기소됐다. 손씨는 유료 회원 4073명으로부터 비트코인 4억원가량을 받고 아동·청소년 음란물 3055개를 게재한 것으로 조사됐다. 상고 없이 2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이 확정된 손씨는 지난 4월 27일 만기 출소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미(美) 연방대배심은 아동 음란물 유통 및 광고 등 9개 혐의로 손씨를 기소했고 미 법무부는 지난해 4월 손씨의 범죄인 인도 청구를 요청했다. 아동 음란물 사범을 혹독하게 처벌하는 미국으로 신병이 인도되면 상당한 중형이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손씨 측은 "아동 음란물 유포는 국내에서 이미 처벌받았다"며 미국에서 새롭게 기소된 자금 세탁 혐의는 국내에서 '범죄수익은닉'죄로 처벌받겠다고 버텼다. 손씨 아버지는 지난 5월 아들을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신원이 확인된 '웰컴 투 비디오' 회원 346명 중 한국인이 223명"이라며 "발본색원적 수사가 필요한 시점에서 손씨가 미국으로 인도된다면 국내 수사가 미완으로 마무리될 수 있다"고 했다. 손씨 외에도 '웰컴 투 비디오'의 국내 회원에 대한 수사가 예상된다. 손씨는 이날 "처벌받을 게 있다면 다 받겠다"며 눈물을 흘리며 법정을 빠져나갔다.
이날 결정이 알려지자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재판장인 강영수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의 대법관 후보 자격을 박탈해달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은 작성 5시간여 만에 15만여명의 동의를 받았다. 강 수석부장판사는 대법원이 지난달 공개한 권순일 대법관 후임 후보 30명에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