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리트 판엥엘스호번 네덜란드 장관이 지난 1일 수도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네덜란드 정부가 신분증에서 성별 구분을 빼기로 했다.

5일(현지 시각) AFP통신 등에 따르면 잉리트 판엥엘스호번 네덜란드 교육·과학·문화부 장관은 최근 의회에 보낸 서한에서 “신분증에서 성별은 ‘필요하지 않은’ 정보”라며 “2024~2025년부터 신분증에서 성별 구분 항목을 생략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다만 유럽연합(EU) 규정에 따라 여권에는 성별 정보가 계속 기재된다. 장관은 “인간은 자기 자신의 정체성을 만들고, 완전히 자유롭고 안전하게 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판엥엘스호번 장관은 서한에서 “네덜란드는 신분증에 성별을 생략하는 첫 번째 EU 회원국이 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이미 독일이 신분증에서 성별을 포함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독일은 2018년 말 의회에서 성별 구분에 남성이나 여성이 아닌 ‘다양성(diverse)’을 선택할 수 있게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네덜란드의 LGBT(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성전환자) 인권 단체들은 이 같은 움직임을 환영했다. 이들은 공동 성명을 통해 “매일 신분증에 있는 이러한 구분으로 문제가 발생하는 사람에게 훌륭한 소식”이라며 “또 당신의 속옷 내용물이 정부나 당국과 관계없다고 믿는 사람들에게 좋은 소식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AFP통신은 “네덜란드는 2018년 간성인(intersex individual)을 남성이나 여성으로 규정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하면서, 제3의 성(性)을 인정하는 첫걸음을 내디뎠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