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다 잡은 승리를 놓쳤다. 동점과 재역전 끝에 맞닥뜨린 허무한 패배다.

LG는 지난 4일 대구 삼성전에서 연장 12회 6-7로 패했다. 지난 1일 잠실 KT전 이후 4연패. 순위도 6위로 한 계단 내려앉았다. 1패 이상의 충격을 떠안게 됐다.

LG는 3-5로 뒤진 9회 삼성의 '끝판대장' 오승환을 공략하는 데 성공했다. 선두타자 채은성이 좌중간 2루타로 서막을 열었다. 오지환의 몸에 맞는 공, 홍창기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LG는 장준원 대신 김용의를 대타로 내세웠다. 하지만 김용의는 유격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7회 우익수 희생 플라이로 타점을 추가한 이천웅이 타석에 들어섰다. 오승환과 볼 카운트 2B-2S에서 7구째를 받아쳐 우중간 안타로 연결시켰다. 주자 2명이 홈을 밟으며 승부는 원점.

LG는 연장 12회 김현수의 한 방으로 승기를 가져왔다. 1사 주자없는 가운데 타석에 들어선 김현수는 삼성의 8번째 투수 김대우를 상대로 좌월 1점 홈런을 터뜨렸다. 볼 카운트 2B-1S에서 4구째를 밀어쳐 좌측 외야 스탠드에 꽂았다. 비거리는 110m.

3연패의 마침표를 찍는 듯 했지만 불펜진이 무너지는 바람에 모든 게 허사가 됐다. LG는 1점차 앞선 12회말 수비 때 정우영 대신 진해수를 마운드에 올렸다. 하지만 선두타자 김상수를 볼넷으로 출루시킨 뒤 박해민의 희생 번트로 1사 2루 위기에 놓였다. 곧이어 구자욱의 중전 안타로 2루 주자 김상수가 홈까지 내달렸다. 김병주 주심은 세이브를 선언했다. 6-6 동점.

다급해진 LG는 진해수 대신 이상규를 투입했다. 첫 타자 이원석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하며 1사 1,2루가 됐다. 대타 이학주를 삼진 처리하며 한숨을 돌렸지만 김동엽에게 볼넷을 내줬다. 2사 만루.

LG는 마지막으로 송은범의 풍부한 경험에 기대를 걸었으나 실패로 돌아갔다.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으러 올라온 송은범은 대타 김호재와 풀카운트 끝에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하고 말얐다.

이로써 LG의 연패는 '4'로 늘어났고 6위로 미끄러졌다. 슬럼프였던 타선이 이틀 동안 7점, 6점을 뽑았으나 마운드가 무너졌다. 3일에는 수비 실책, 4일에는 불펜 부진이 아쉬웠다.

연장 12회 혈투 끝에 패한 LG는 5일 정찬헌을 선발 투수로 내세운다. 5월 27일 한화를 상대로 시즌 첫승을 신고한 뒤 4연승을 질주 중이다. LG가 기댈 수 있는 마지막 카드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