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준우승 이후 삼성은 9·9·6·8위를 기록하며 어느새 하위권이 익숙한 팀이 됐다. 올 시즌 개막 이전만 해도 대부분 전문가들이 삼성을 하위권으로 꼽았다. 하지만 삼성은 5할 승률을 웃돌며 6위(28승24패)로 선전 중이다. 3일 LG전에선 9―7로 앞선 8회 강우 콜드게임 승을 거뒀다. 4연승을 달린 삼성은 5위 LG(28승23패)에 0.5게임 차로 따라붙었다.

강력한 마운드가 삼성 상승세의 원동력이다. 데이비드 뷰캐넌(6승3패)과 최채흥(5승2패) 등 선발진이 탄탄하고, 불펜도 우규민·노성호·김윤수 등에 '끝판 대장' 오승환이 가세해 최강 진용을 갖췄다.

◇대(代)를 이어 삼성에 1차 지명

여기에 스무 살 '영건' 원태인을 빼놓을 수 없다. 프로 2년 차인 우완 정통파 투수 원태인은 올 시즌 평균자책점 2.97로 리그 7위다. 원태인은 지난 2일 SK전에서도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5승(2패)째를 챙겼다. 직구 평균 시속(약 143㎞)이 지난해에 비해 3㎞가량 빨라졌고, 득점권 피안타율(0.130)이 규정 이닝을 채운 리그 선발 투수 중 가장 낮을 정도로 위기 관리 능력이 좋아졌다.

2005년 삼성 홈경기 당시 시구에 나선 꼬마 원태인(왼쪽 위 사진). 꼬마 원태인이 종이에 쓴 올스타 멤버(왼쪽 아래 사진). 포수 김민수, 1루수 김상수, 2루수 구자욱(이상 삼성), 외야수 이재학(NC·현재 투수) 등 익숙한 이름이 많다. 프로 2년차인 원태인이 지난달 2일 LG와의 잠실 원정 경기에서 투구하는 모습.

원태인은 대구 경복중(현 협성경복중)과 경북고를 거친 연고지 스타라 더욱 대구 팬들의 사랑을 받는다. 원태인의 아버지 원민구(63)씨는 1984년과 1985년 삼성에 1차 지명을 받았고, 아들 원태인은 작년 드래프트에서 삼성에 1차 지명됐다.

원민구씨는 삼성 대신 실업팀 제일은행에서 뛰었고, 은퇴 후 22년간 경복중에서 감독 생활을 했다. 원태인은 꼬마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야구장을 찾아 아버지 제자인 경복중 형들과 어울렸다.

당시 꼬마 원태인의 모습은 2005년 한 지상파를 통해 방영된 프로그램에 잘 담겨 있다. 영상 속엔 원태인이 종이에 야구장 그림을 그려놓고 각 포지션마다 자신이 떠올린 선수 이름을 써 넣는 장면이 나온다.

◇꼬마 원태인의 '드림 라인업'

그때 적은 1루수가 현재 삼성의 주전 2루수 김상수(30)다. 경복중 3학년이던 김상수는 영상에서 꼬마 원태인의 공을 쳐서 담장을 넘겨 버린다. 김상수는 그때의 미안한 마음이 남아있는지 올 시즌 원태인이 등판할 때마다 방망이가 폭발한다. 시즌 타율이 0.314인데, 원태인이 마운드에 오른 10경기 타율은 무려 0.606(33타수 20안타)이다.

2루에도 익숙한 이름이 있다. 삼성 최고 스타 구자욱(27). 당시 경복중 1학년이었던 구자욱은 2012년 삼성에 입단했다. 구자욱은 원태인이 선발 등판한 2일 SK전에서 쐐기 3점포를 날렸다.

꼬마 원태인은 자신과 배터리를 이룰 포수로 당시 경복중 2학년 김민수의 이름을 썼다. 김민수는 2014년 한화에 입단한 뒤 권혁의 FA 보상 선수로 2017년 삼성에 왔다. 지난달 26일 원태인과 김민수가 함께 선발 출전하면서 '꿈의 배터리'가 15년 만에 현실이 됐다.

원태인은 올해 등판하지 않는 날에는 더그아웃에서 응원단장을 자처하며 소리를 지른다. 꼬마 시절 동경하던 형들과 같은 유니폼을 입고 뛴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하다. 원태인은 "어릴 때 꿈이었던 삼성 선수가 된 만큼 공 하나하나 최선을 다해 던지겠다"고 말했다.

3위 두산은 9회말 박세혁의 끝내기 솔로 홈런으로 최하위 한화를 2대1로 눌렀다. KT는 9회말 황재균의 끝내기 안타로 2위 키움을 3대2로 제치고 7위로 올라섰다. 롯데는 SK에 4대7로 9회 콜드게임 패를 당하며 올 시즌 가장 낮은 순위인 8위까지 떨어졌다. 선두 NC를 8대2로 물리치며 3연승을 달린 KIA는 이날 패한 LG를 제치고 4위로 올라섰다.

염경엽 SK감독 두달 더 쉬기로

SK는 3일 "염경엽(52)감독이 병원 두 곳에서 실시한 검진 결과, 최소 2개월간의 절대 안정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았다"며 2개월 뒤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향후 계획을 결정한다고 밝혔다. 염 감독은 지난 6월 25일 두산전 도중 쓰러졌다.

서울과 인천 대형병원 두 곳 의료진들은 "심신이 쇠약한 상태이며 왼쪽 팔과 다리에 지속적인 저림 증상이 있어 재활 치료 1개월과 더불어 2개월의 안정이 필요하다"는 공통 진단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