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주간 플라스틱(빨간색과 초록색)이 섞인 토양에 노출된 식물의 뿌리에 작은 플라스틱 조각들이 축적된 모습.

동물뿐 아니라 식물도 미세 플라스틱으로 고통받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매사추세츠주립대 연구진은 "식물의 뿌리를 통해 흡수된 작은 플라스틱 조각들이 성장을 방해할 수 있다"고 지난 23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나노 플라스틱이 섞인 토양에서 연구에 흔히 쓰이는 식물인 애기장대를 키웠다. 연구진은 나노 플라스틱을 형광으로 표시했고, 전기적 성질인 전하도 띠게 만들었다. 이는 일반적인 플라스틱과 달리 나노 플라스틱은 자연에서 분해되면서 전하를 띠기 때문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그 결과, 식물은 200나노미터(0.0002㎜) 미만 크기의 플라스틱을 흡수했다. 7주 후 오염되지 않은 토양에서 자란 대조군과 비교했을 때 무게가 41.7~ 51.5% 적었고, 뿌리도 짧았다. 특히 고농도의 플라스틱에 노출된 애기장대가 낮은 농도에서 키운 애기장대보다 훨씬 성장이 느렸다. 연구진은 나노 플라스틱을 흡수한 식물의 바이오매스(특정한 공간 안에 존재하는 생물의 양)가 줄었다고 분석했다. 농작물의 수확량과 영양가가 줄어든다는 뜻이다.

또한 플라스틱 입자 중 양전하가 뿌리 끝에 집중됐다. 양전하 플라스틱은 조금만 있어도 식물에 큰 영향을 준다고 연구진은 추정했다. 연구진은 "양전하를 띤 나노 플라스틱이 물과 영양소, 뿌리와 더 많이 상호작용하고 다른 유전자 발현을 유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이끈 바오산 싱 교수는 "나노 플라스틱이 식물에 흡수돼 축적된다는 증거를 뿌리부터 줄기까지 모든 곳에서 확인했다"며 "식량 수확량과 안전성에 미치는 영향의 정도를 평가하기 위해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