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전 대전시 동구 가오동 동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확진자와 접촉한 초등생들이 가족과 함께 검사를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29일 확진 판정을 받은 천동초 5학년 학생에 이어 30일 오후 늦게 이 학생과 접촉한 2명의 동급생이 추가 확진됐다.

대전에서 등교수업이 재개된 이후 교내에서 학생들 간 접촉으로 코로나가 감염된 전국 첫 사례가 나왔다.

1일 대전시에 따르면 30일 밤 대전 천동초등학교 5학년 학생 2명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 중 1명인 대전 120번 확진자는 전날 확진된 학생(115번 확진자)과 같은 반 학생이다. 이 학생은 115번 확진 학생과 지난 22~24일 등교했을 때 접촉했다. 교내에서 확진자를 접촉해 감염된 전국 첫 사례다. 같은 학년이지만 다른 반인 학생(121번 확진자)은 115번 확진 학생과 같이 합기도 체육관에 다니면서 접촉한 것으로 파악됐다. 둘은 집에 놀러 가는 등 평소 가깝게 지내 접촉할 기회가 많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추가 확진된 두 학생 모두 무증상 상태에서 양성으로 판정됐다.

방역 당국은 115번 확진자의 동급생 가운데 추가 감염자가 나오자, 이 학교 5학년 학생 109명과 교사 등 122명 전원에 대해 전수검사를 했다. 결과는 다행히 전원 음성으로 나왔다. 앞서 115번 확진자와 같은 반 25명, 체육관에서 함께 운동한 51명 등 159명을 대상으로 한 검사에서도 나머지는 모두 음성으로 나왔다.

먼저 확진된 초등생(115번 확진자)은 대전 동구 판암장로교회 교인인 어린이집 원장의 둘째 아들이다. 어머니인 어린이집 원장(113번 확진자)은 지난 21일 교회 첫 확진자인 30대 남성을 포함해 80여 명과 함께 예배를 본 후 확진됐다. 나머지 교인들은 검사 결과 모두 음성으로 나왔다. 세 자녀 중 충남중 3학년생인 첫째 아들도 양성이 나왔지만, 원격 수업을 받아 학교 내 접촉자는 없다. 이 학생과 학원 등에서 접촉한 70명도 검사한 결과 모두 음성으로 나왔다. 초등 3학년생인 셋째 딸은 음성 판정을 받았다.

방역 당국은 초·중학생 형제가 확진 판정을 받자, 이 형제의 집 주변인 동구 효동·천동·가오동에 있는 학원·교습소 91곳과 학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체육도장 16곳 등 모두 107곳에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다. 기간은 고강도 생활 속 거리 두기 기간인 7월 5일까지다. 접촉자 전수 검사 결과에 따라 기간은 연장될 수도 있다. 대전시는 오는 5일까지 유치원을 휴원하고 초·중·고교 수업을 원격수업으로 전환할 것을 교육청에 요청했다.

이에 대전시교육청은 2일부터 10일까지 동구의 전체 59개 초등학교와 유치원·특수학교의 등교수업을 온라인수업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동구 지역 12개 중학교에 대해서는 등교인원을 평소의 30% 수준으로 조정,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을 병행하도록 했다. 대전시는 국방부 화생방 방호사령부의 협조를 받아 동구 천동, 가오동 일원에 대한 정밀 소독을 할 예정이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같은 반 학생을 전수 검사하던 중 확진자가 나와 교내 감염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보고 면밀히 역학조사중”이라며 “감염 예방을 위해 당분간 학생들의 학원 및 교습소 방문을 자제시켜 달라”고 당부했다.

대전에선 지난 30일 밤 늦게 해외에서 입국한 카자흐스탄 국적의 20대 여성(118번)과 서구에 거주하는 70대 여성(119번)도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날 오후에는 전날 확진된 서구 거주 70대 여성(119번 확진자 )의 70대 남편(122번 확진자)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지난달 15일 이후 76명이 추가로 감염되면서 대전의 누적 확진자는 122명으로 늘었다.

시는 앞으로 확진자의 성별·연령·국적 등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허 시장은 “확진자의 동선 공개 문의가 빗발치고 있지만, 7월 1일부터 질병관리본부가 정한 동선 공개 방침에 따라 성별·연령은 물론 개인별 시간대 동선 대신 장소 중심으로 공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