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이 30일 발표된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재명 경기지사와 '3강 구도'를 형성하자 정치권이 술렁이고 있다.

추미애 법무장관을 필두로 여권이 윤 총장에 십자포화를 퍼부은 것이 이번 조사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집권 세력이 대립각을 세우면서 윤 총장이 정치적 성향과는 무관하게 보수 야권에서 제1주자로 올라섰다는 것이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22~26일 전국 성인 남녀 253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조사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1.9%포인트)에서 윤 총장은 10.1%로 민주당 이낙연 의원(30.8%), 이재명 경기지사(15.6%)의 뒤를 이었다. 이번에 처음 조사 대상으로 포함된 윤 총장이 일약 야권 후보 1위로 떠오른 것이다. 리얼미터는 "윤 총장이 '모름·무응답' 등 유보층과 범보수·야권 주자의 선호 층을 흡수했다"고 분석했다.

실제 윤 총장이 등장하자 기존에 야권에서 거론되던 대선주자들의 선호도는 일제히 떨어졌다. 무소속 홍준표 의원은 지난달 대비 1.1%포인트 하락한 5.3%를 기록했다.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 4.8%(2%포인트 하락), 오세훈 전 서울시장 4.4%(0.3%포인트 하락),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3.9%(1%포인트 하락), 원희룡 제주지사 2.7%(0.2%포인트 하락) 순이었다.

야당에서는 윤 총장이 단숨에 유력 대선주자로 떠오른 것은 '추미애 효과'라는 말이 나왔다. 추 장관이 "내 명(命)을 거역했다" "지시 절반을 잘라먹었다" "지휘랍시고 일을 꼬이게 만들었다"는 거친 언사로 공격할수록 중도·보수층이 윤 총장으로 결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래통합당 한 의원은 "추 장관의 막무가내식 공격으로 보수 야권의 잠재적 대권주자로 거론됐던 윤 총장이 탄력을 받는 상황"이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윤 총장이 야권 대선주자 1위로 떠오른 상황에 대해 여권에서도 "추 장관이 윤 총장을 띄워주고 용(龍) 만들어주고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추 장관이) 윤 총장을 때리는 발언에 나서면서 '강자 약자' 프레임이 가동되지 않느냐"며 "중도·보수층 중심으로 윤 총장에 대한 지지가 올라가기 때문에 당 지도부에서도 발언을 자제시키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