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말 개막을 준비하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이 코로나 바이러스 대응법을 규정한 2020시즌 매뉴얼을 30일(한국 시각) 발표했다. 선수나 코치, 심판 등 야구 관계자 누구나 서로 거리를 두고 접촉하지 않는 '6피트 룰'이 핵심이다.

경기 전 양 팀 코치진은 직접 만나지 않고 모바일 장비를 통해 라인업을 주고받는다. 경기에 안 뛰는 선수와 구단 직원들은 최소 6피트(약 1.8m) 이상 거리를 두고 관중석에 앉아야 한다. MLB 사무국은 메이저리그 선수와 심판 사이 거리도 항상 6피트 이상 유지하도록 강조했다. 출루한 주자도 주루 코치와 거리를 둬야 한다. 만약 감독이나 선수가 항의하려고 심판에게 1.8m 이내로 다가갈 경우 징계를 받는다. 더그아웃에서의 하이파이브나 포옹 등 스킨십도 금물이다.

타액 관리에도 민감하다. 경기장에서 침이나 해바라기 씨 뱉어내기, 흡연 등 타액이 퍼질 수 있는 행위에는 벌금 및 경기 출전 정지 처분까지 내려진다. 투수들은 물기가 있는 천을 뒷주머니에 넣고 마운드에 오를 수 있는데, 이는 공에 침을 바르고 투구하는 습관이 있는 투수들이 침 대신 수건의 물기를 활용하도록 한 조처다. 경기 도중 선수 여러 명의 손을 거친 공은 즉각 폐기된다. 경기장 샤워도 금지다. 선수들은 경기가 끝나면 지정된 구단 차량을 타고 숙소로 이동해 샤워해야 한다. 경기에 나서는 선수들은 매일 수시로 체온을 재고, 코로나 바이러스 검사도 매주 받는다.

코로나로 이동에 제한이 생기면서 양대 리그 개념도 사라졌다. 각 팀은 지역별로 묶여 같은 리그 팀끼리 40경기씩, 다른 리그 팀끼리 20경기씩 총 60경기를 치른다. 내셔널리그 소속 구단들도 올해는 지명 타자 제도를 시행한다. MLB 사무국은 경기 시간 단축을 위해 연장에 돌입하면 무사 2루 상황에서 경기하는 '승부치기'를 도입하고, 투수 한 명이 타자를 셋 이상 상대하도록 했다.

미국 내 방역 상황이 개선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무국이 리그 개막을 강행하자 건강을 염려하는 선수들은 불참 선언을 하고 있다.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팀 워싱턴 내셔널스의 라이언 짐머맨(36)과 조 로스(27)가 가족의 안전을 이유로 불참을 발표했고, 마이크 리크(33·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이언 데즈먼드(35·콜로라도 로키스) 등도 시즌을 포기했다. 미네소타 트윈스는 코로나 고위험군에 속한 60세 이상 코치 두 명을 올 시즌 선수단에서 제외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