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은 2015년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형사 성공보수는 무효'라고 했다. 구속, 실형선고 등 인신(人身)과 결부해 성공보수를 받는 행위가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한다는 것이다. 그에 따라 의뢰인과 변호사 간 성공보수 약정은 무효가 되고, 소송으로도 받을 수 없게 됐다. 변호사들은 크게 반발했다.
판결 후 5년이 지났지만 여진(餘震)은 남아 있다. 성공보수 사건은 다시 대법원에 올라와 있다. A사가 형사사건에 B변호사를 선임한 후, 약속한 잔금 1000만원을 주지 않아 소송을 당했는데 1·2심 모두 '형사 성공보수라 주지 않아도 된다'며 A사에 승소 판결을 했다. B변호사는 상고했다. '잔금'을 성공보수로 볼 수 있는지, 기존 대법원 판결은 정당한지가 문제가 된 것이다. 서울지방변호사회는 최근 이 사건에 성공보수 무효 판결의 부당성을 지적하는 의견서를 냈다. 기존 전원합의체 판결을 변경해야 한다는 것이다.
변호사단체의 반발은 대법 판결이 노력해서 성공한 만큼 보상받는 시장경제 원리를 무시하고, 변호 행위를 일률적으로 죄악시했다는 데 있다. 박종우 서울변회 회장은 "결과에 관계없이 거액을 주는 것은 소비자에게도 불합리한 선택"이라고 했다. '확실하게 이긴다'며 전관(前官) 변호사를 찾다 보면 변호사 비용도 비싸지고 전관예우 현상도 심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서울변회는 지난해 말 '형사사건 성공보수 약정의 무효화에 따른 문제점과 그 대안의 모색' 심포지엄도 열었다. 발제자인 경희대 로스쿨 정형근 교수는 "판결 후에도 여전히 성공보수 약정이 행해지고 있다. 판결이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 것"이라고 했다. 성공보수에 대한 지나치게 관념적이고 부정적인 시각에서 비롯된 일방적인 판단 때문에 현실에서 정착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는 "성공보수 자체가 아니라 과다한 부분만 무효라는 기존 입장에 따라 처리하는 게 훨씬 나았을 것"이라고 했다.
과거 변호사단체는 아예 규칙으로 보수 기준을 정했었다. 1983년 대한변협 보수기준규칙은 민사사건 성공보수는 승소 금액의 40% 이하, 형사사건의 착수금과 성공보수는 각 500만원 이하로 정했다. 그러다 1999년 공정거래법이 제정되면서 '자율 경쟁을 저해하는 카르텔'이란 지적을 받고 없어졌다. 이후 변호사 보수는 의뢰인과 약정에 따라 자율로 정해졌고, 법원은 지나치게 높은 성공보수에 대해선 무효라고 판결해 왔었다. 하지만 서울지방변호사회에 의뢰인들이 진정한 보수 분쟁은 대개 수백만원 선이다. 박 회장은 "1심서 500만원 주고 2심서 300만원 줬는데 그중 일부를 돌려받을 수 없느냐는 내용"이라고 했다.
대법원 판례가 다시 바뀌지 않을 경우 가능한 해법은 '입법'이다. 박 회장은 "변호사법 개정으로 성공보수 한도와 요건을 정해 형사사건도 어느 정도는 허용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