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현지 시각) 선거 승리를 선언하며 지지자들에게 인사하는 안 이달고 프랑스 파리시장.

28일(현지 시각) 치러진 프랑스 지방선거에서 최초의 여성 파리시장인 안 이달고(61) 현 시장이 승리를 선언했다. 당선이 확정되면 재선에 성공하게 되는 이달고 시장은 새롭게 6년의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사회당 소속인 이달고 시장은 이날 지방선거 종료 뒤 발표된 출구조사에서 압도적인 득표율로 경쟁자들을 제쳤다. 여론조사기업 해리스인터랙티브가 발표한 출구조사에서는 50.2%, 입소스 조사에서는 49.3%의 득표율을 보였다. 각각의 조사에서 중도우파 성향의 프랑스공화당 후보 라시다 다티 전 법무장관이 2위, 집권당인 레퓌블리크 앙마르슈(전진하는 공화국·중도) 아녜스 뷔쟁 전 보건장관이 3위를 차지했다.

이달고 시장은 30대에 사회당에 입당해 주 35시간 근무제를 도입한 마르틴 오브리 전 노동장관 보좌관으로 일했고, 그뒤 베르트랑 들라노에 전 파리시장 재임 시 13년간 파리 부시장으로 일하면서 인지도를 높혀 2014년 지방 선거에서 파리 시장으로 당선됐다. 재선 성공이 확정되면 예비 대선주자로서의 입지를 더욱 탄탄하게 다질 것으로 보인다.
파리시장 선거는 1~3위 후보가 모두 여성이고 이민 2세라는 공통점이 있어 주목을 받았다. 이달고 시장은 스페인에서 태어나 부모와 함께 2세 때 프랑스로 이주했고 14세 때 프랑스 국적을 취득했다. 스페인 국적도 유지하고 있는 이중 국적자다. 다티 전 장관은 알제리계, 뷔쟁 전 장관은 폴란드계다.

코로나 사태로 석달가량 연기됐다 치러진 이날 선거는 지난 3월 치러진 1차 투표보다도 더 낮은 참여율을 보이며 역대 최저 투표율을 기록했다. 프랑스는 투표 참여도를 기권률로 표시하는데, 이날 기권률은 59%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저조한 투표율은 코로나 사태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달고 시장은 앞서 지난 23일 자신이 코로나 감염증 양성 판정을 받은 바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일부 프랑스 언론은 그가 선거 유세를 벌이면서 시민들과 접촉하는 과정에서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이날 지방선거에선 녹색당을 중심으로 한 중도좌파가 약진하고 집권당인 앙마르슈가 저조한 성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이라 할 수 있는 이 선거에서 여당이 사실상 참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출구조사에 따르면 파리뿐만 아니라 리옹·보르도·스트라스부르 등 주요 대도시에서는 녹색당 등 야당 후보의 당선이 유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극우정당인 국민연합도 페르피냥에서 당선자를 배출할 것으로 점쳐진다. 유로뉴스 등 외신들은 “이번 선거는 표면적으로 지방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선거 결과는 2022년 프랑스 대선을 앞둔 주요 정치적 지표로 해석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