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로 외국인 근로자 입국이 막히면서 중소 제조사의 일손 부족이 심각한 상황이다. 사진은 지난해 경기도 성남의 한 양말 제조업체에서 동남아 출신 근로자들이 작업하는 모습.

만성 구인난에 시달리는 중소 제조사들은 상당 부분 일손을 외국인 근로자에게 의존해왔다. 하지만 올해 코로나 팬데믹(대유행)으로 외국인 근로자 입국이 완전히 막히면서 공장 가동에 어려움을 겪는 업체가 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올해 정부에 외국인 근로자 고용허가를 신청한 기업 1062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2%가 외국인 근로자 입국 지연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답했다. 인천의 스테인리스 제품 표면처리업체 박모 대표는 "지난 1월 외국인 근로자 한 명을 더 채용하려고 노동청에 신청했는데 6개월이 지나도록 '더 기다려달라'는 말만 반복해 듣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업체는 직원 13명 중 6명이 외국인 근로자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5~2019년 정부 허가(E-9 비자)를 받고 국내에 들어온 외국인 근로자는 연평균 2만6000여명이다. 하지만 올 상반기 입국한 외국인 근로자는 2000여명에 불과하다. 애초 3만여명이 입국할 예정이었는데, 예정 인원의 7% 정도만 입국한 것이다. 특히 코로나 사태가 심각해진 3월 26일 이후로는 외국인 근로자가 단 한 명도 입국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중소기업 대표는 "인건비를 더 주더라도 국내 인력을 고용하고 싶지만, 도무지 힘든 일은 안 하려 하니 외국인 근로자를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코로나 방역 관리도 중요하지만 일손 부족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는 중소기업을 위해 필수 인력은 예외적으로 입국을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