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 시각) 미 워싱턴DC 보건복지부에서 열린 코로나 브리핑에서 마이크 펜스(왼쪽) 부통령의 발언을 앤서니 파우치(오른쪽) 미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 소장이 심각한 표정으로 듣고 있다.

미국의 신규 코로나 확진자가 하루 4만명을 넘어서는 등 재확산 공포가 커지자, 백악관 코로나 태스크포스(TF)의 브리핑이 26일(현지 시각) 지난 4월 27일 이후 약 두 달 만에 열렸다. 그러나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진전이 있다"고 하자,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상황이 심각하다"고 소신 발언을 하는 등 혼선만 노출했다는 평가다.

이날 브리핑은 펜스 부통령 주재로 보건복지부에서 열렸다. 과거 브리핑은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주재했지만 이날 브리핑에 트럼프는 나타나지 않았다. 펜스 부통령은 브리핑에서 연일 신규 확진자 최고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데도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으로 우리는 주목할만한 진전을 이뤘다"며 "(사태 초기엔) 미국인 150만~220만명이 죽을 수 있다는 보고를 받았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노력으로) 사망자를 10만~24만명 수준으로 낮출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34주에서 코로나 확진자 수가 안정되고 있다며 "진실은 우리가 확산을 늦췄다는 것"이라고 했다. 펜스 부통령은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그러나 파우치 소장은 이 자리에서 "어떤 지역은 심각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며 "어쩌면 경제활동 재개가 너무 빨랐을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부 지역의 확산세가 멈추지 않는다면 결국 다른 지역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펜스 부통령은 전체적으로 코로나 추세가 안정됐다고 평가했지만, 파우치 소장은 코로나가 다시 미국 전체로 퍼질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한 것이다. 데버라 버크스 백악관 코로나 TF 조정관도 텍사스·애리조나·플로리다 등 남부주 전역의 확진자 증가가 보건 당국자 사이에 상당한 우려를 초래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 검사소로 바뀐 다저스타디움 주차장 -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 주차장이 26일(현지 시각) 거대한 드라이브스루 코로나 검사장으로 변했다. 검사를 받으려는 사람들이 탄 차량이 꼬리를 물고 있다. 미국에선 25일부터 사흘 연속 하루 4만명 이상 신규 환자가 발생했다.

이날 브리핑에 대해 CNN은 "(펜스의 브리핑이) '5시의 바보들(Five O'clock Follies)'을 방불케 했다"며 "우리는 (펜스의 말과 달리) 여전히 공중 보건 재난의 한복판에 있다"고 했다. '5시의 바보들'은 1970년대 베트남전 당시 미국 정부가 사이공 현지에서 매일 오후 5시 실제 전황과 동떨어지게 미국이 이기고 있다는 식으로 미화 브리핑을 해서 붙여진 말로 '거짓말하는 정부'를 상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