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법원이 참혹한 현장에 자주 노출되는 구급 업무를 10년 넘게 담당하다 정신 질환을 얻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소방관의 순직을 인정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는 사망한 소방관 A씨 유족이 “순직 유족급여를 지급하지 않은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인사혁신처장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A씨 측 손을 들어줬다.

A씨는 1992년부터 22년 7개월 간 소방 공무원으로 일하며 12년간 구급업무를 담당했다. 구급업무는 다른 업무보다 현장 출동이 잦고, 참혹한 현장에 노출되는 빈도도 많아 힘든 업무로 꼽힌다.. A씨는 업무 수행 과정에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고 수면장애와 불안, 공포 증상을 호소하다 2010년 공황장애 진단을 받았다. A 씨는 평소 동료 직원들에게도 구급 업무의 부담감을 자주 토로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4년 진급하면서 다른 업무를 맡게 됐지만, 6개월 만에 다시 구급업무를 맡게 됐다. 구급대원 중 구조 관련 자격 미보유자가 많다는 지적에 소속 소방서가 응급구조사 2급 자격증을 보유한 A씨를 구급업무로 재배치한 것이다.

A씨는 전보 두 달 뒤인 2015년 4월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재판부는 “망인은 극심한 스트레스와 그로 인한 정신질환으로 심신의 고통을 받다가 이를 견디지 못하고 합리적인 판단을 기대할 수 없을 정도의 상황에 이르러 사망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