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형사6부는 26일 박근혜 정부 시절 보수 단체를 선별 지원했다는 이른바 '화이트리스트' 사건을 주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 전 실장을 법정 구속하지는 않았다. 이미 이 혐의로 김 전 실장이 복역한 기간(425일)이 이날 선고 형량(1년)보다 길기 때문이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조윤선 전 정무수석은 이날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현기환 전 정무수석과 허현준 전 행정관도 각각 징역 1년 6개월,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았다.
김 전 실장 등은 2014~2016년 전경련을 압박해 33곳의 보수 단체에 69억원을 지원하게 한 혐의를 받았다. 1심은 강요 혐의는 유죄로 봤지만, 직권남용 혐의는 "전경련에 특정 단체에 자금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한 것은 대통령 비서실장과 정무수석의 직무 권한에 속하지 않는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반면 2심은 직권남용 혐의까지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지난 2월 대법원은 직권남용 혐의는 유죄, 강요죄는 무죄 취지로 2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김 전 실장의 지원 지시가 강요죄의 성립 요건인 '협박'에 이를 정도는 아니었다는 이유였다. 판결 후 입장을 묻는 말에 김 전 실장은 "실형을 선고했는데 무슨"이라며 법정을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