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사상 최대인 31조원의 증거금이 몰린 SK바이오팜 청약 마감일에 대주주인 SK 주가는 7.4% 급락하며 28만6500원에 마감했다. 역대급 청약 흥행 잭팟을 터뜨렸지만 SK는 25일에도 주가가 좀처럼 힘을 내지 못하고 0.2% 하락했다.
통상 자회사 가치가 오르면 대주주도 보유 지분만큼 가치가 상승한다. SK는 SK바이오팜의 지분을 75%나 보유한 대주주이기 때문에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선 주가 상승 기대감이 높았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24일 기준 개인 투자자들의 순매수 금액 1위는 SK였다. 순매수 금액도 5800억원으로, 2위인 삼성전자 우선주에 비해 두 배 이상 많았다. 개미들의 강력 매수에 SK 주가는 지난 3월 10만원 선에서 최근에는 30만원까지 급등했다.
하지만 자회사 청약 흥행으로 고공 행진할 것으로 보이던 SK 주가는 기대와 달리 미끄러지면서 개미들의 가슴을 멍들게 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난 24일 KB국민은행이 보유하고 있던 5000억원 상당의 SK 지분 전량을 블록딜(시간 외 대량 매매) 방식으로 외국계 금융회사에 처분하면서 주가 급락을 촉발했다"고 말했다. 지난 2011년에 SK 지분을 2000억원에 매입했던 KB국민은행은 '호재에 떠나라'는 증시 격언처럼 주가 상승 기대감이 한껏 고조된 파티 날에 미련 없이 던지면서 3000억원가량의 차익을 챙겼다.
과거 KB국민은행의 SK 주식 매수는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CFO(최고재무책임자)였던 시절에 얻어낸 결실로 알려졌다. KB의 예상 밖 블록딜로 SK 주가가 크게 흔들리자, 강남권 PB들은 큰손 고객들에게 저가 매수 기회라며 SK 매수를 권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부 고객은 '나는 재무통인 윤 회장의 감(感)을 믿는다'면서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