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공간에서 확산하는 '부러진 펜 운동'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이 인천국제공항공사 보안검색요원 근로자 직접고용 논란에 대해 25일 “청와대가 북한처럼 현장지도 시대를 열었다”고 비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5월 12일 인천공항공사에 찾아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0)시대를 열겠다”고 한 뒤로 무리한 정규직 전환이 잇따르고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더 심각한 건 문 대통령이 인천공항 방문한 2017년 5월 12일 이전 입사자만 로또 취업 행운이 주어진다는 것”이라며 “북한에 김정은이 현장 지도한 회사가 1호 회사가 되어 수령의 성은이 내려지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고 했다.

그러면서 “청와대는 대한민국 청년들에게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며 “경쟁의 룰인 공정성 무너뜨려 취준생 청년과 비정규직 청년 아귀다툼하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하 의원은 “문 대통령은 본인이 친 사고에 직접 나서야 한다”며 “인국공 로또 취업 즉각 취소하고 청년들에게 공정한 기회가 주어질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

미래통합당 하태경 의원

하 의원은 공공기관의 채용 공정성을 보장하는 내용의 공공기관 운영법 개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로또 취업 방지법’으로 불리는 이 개정안은 공공기관의 신입·경력 채용시 일반 국가공무원과 같은 공개채용 방식으로 하는 것이 골자다. 그는 “문 대통령이 노력하는 청년들이 호구되는 세상을 만들었다”며 “문 정권에겐 열심히 공부하는 청년 학생들도 적폐인가”라고도 했다.

2030세대를 중심으로 ‘인국공 사태’에 대한 공분은 확산하는 양상이다.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 반대하는 청와대 국민청원글은 게시된 지 이틀 만에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소셜미디어(SNS)공간에서는 ‘부러진 펜운동’이 퍼지고 있다. 우리 사회에선 열심히 공부한 사람이 도리어 ‘역차별’당한다는 취지다.

논란이 커지자 황덕순 청와대 일자리수석은 지난 24일 KBS라디오에 출연해 “청년들의 일자리를 뺏는 게 아니고, 오히려 늘리기 위한 노력”이라고 했다. 황 수석은 “지금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일자리는 취업 준비생들이 준비하던 정규직이 아니고, 기존 보안검색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이라며 “용역 회사 직원으로 일하던 분들이 정규직으로 전환되면 장기적으론 청년들이 갈 기회도 더 커진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