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27일 전남 신안군 지도읍 송도위판장에서 열린 새우젓 경매 모습.

“새우젓은 한국 사람이 흰밥을 목구멍에 넘기게 해주는 최소 단위의 반찬이었다.”

예부터 새우젓은 밥상의 필수 반찬으로 꼽혔다. 새우젓의 원료인 젓새우(참새우)가 가장 많이 나오는 곳이 전남 신안군 지도읍이다. ‘젓갈의 왕’ 새우젓의 본향(本鄕)이자 최대 주산지다. 지도 위판장에서는 연일 신안새우젓 경매가 열린다. 새우젓은 250㎏ 용량 드럼통에 담겨 팔려나간다.

음력 6월, 젓새우는 산란을 앞두고 살이 가장 통통 오른다. 젓새우는 갯벌 천일염으로 절여 담는다. 이 새우젓을 ‘육젓’이라 한다. 보통 음력 6월에 잡은 젓새우가 최상급 육젓으로 재탄생하는 것이다.

전남 신안군 새우젓.

새우젓은 음력으로 잡는 시기에 따라 부르는 이름이 다르다. 가령 음력 5월은 ‘오젓’, 6월은 ‘육젓’하는 식이다. 양력으로 보면 봄젓은 4~6월, 오젓은 6~7월, 육젓은 7월, 추젓은 9~11월 등으로 시기가 구분된다. 요즘 최상급 육젓 경매가 한창이다.

최근 육젓 한 드럼 값이 역대 최고가인 2000만원을 돌파했다. 신안수협 북부지점은 “지난 19일 경매에서 육젓 한 드럼이 2250만원을 기록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육젓의 젓새우는 5㎝ 정도로 굵고 살이 통통 오른 최상급이었다. 지난해 7월 12일에는 지도 위판장에서 역대 경매 최고가를 깬 신안새우젓이 나왔다. 당시 250㎏ 새우젓 한 드럼이 1650만원이었다. 1년 만에 600만원쯤 가격이 더 오른 것이다.

지난해 9월 27일 전남 신안군 지도읍 송도위판장에서 열린 새우젓 경매 모습.

신안수협 북부지점은 “지난 12일 경매에서 2100만원짜리 젓새우가 탄생하더니 바로 일주일 후에 2200만원을 넘어섰다”며 “수협 젓새우 경매 역사상 최고가를 연일 갱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새우 등 하품으로 분류되는 젓새우는 풍어였지만 오젓, 육젓 원료인 젓새우 생산량이 크게 줄며 2000만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젓새우 가격은 작년 6월 기준 드럼당 평균 220만원, 올해는 180만원이다. 신안 229개 어가가 연간 1만여t을 잡아 740억원의 위판고를 올린다. 신안은 전국 젓새우 생산량의 75%를 차지한다.

신안수협과 가까운 목포수협에 위판된 물량까지 합치면 사실상 신안새우젓 생산량은 전국의 90%에 달한다. 새우젓으로 유명한 충남 강경, 광천 등도 주로 신안새우젓을 가져다가 숙성시켜 판매한다고 한다. 국내 새우잡이배의 경우 신안 어선이 258척으로 90%를 점유하고 있다.

지난해 9월 27일 전남 신안군 지도읍 송도위판장에서 열린 새우젓 경매 모습.

신안새우젓은 1000년 넘게 고품질을 유지한다. 비결은 뛰어난 어장 환경과 천일염이다. 신안군 전역의 해저는 북서풍으로 유입된 모래층이 잘 형성돼 있어 젓새우를 비롯한 어류의 산란에 유리하다. 옹기종기 섬들이 흩어진 신안 해역은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 지역이면서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돼 있다.

청정 해역으로서 우수한 생태 환경이 검증됐다. 해상에서 바로 젓새우를 천일염으로 염장해 새우젓으로 만드는 신안 젓배는 신안 갯벌 천일염을 필수로 싣고 다닌다. 수입품보다 칼슘과 마그네슘이 3배 많은 신안천일염과 젓새우가 만나 ‘발효 젓갈의 최고봉’으로 인정받는 신안새우젓이 탄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