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플러스가 시공한 스마트팜에서 딸기가 탐스럽게 영글고 있다. 그린플러스는 네덜란드가 사실상 독점했던 스마트팜 기술을 국산화했다.

"혹한의 시베리아에 토마토가 자라는 첨단 온실을 지어달라면 저희는 할 수 있습니다."

충남 예산군 응봉면에 본사를 둔 그린플러스는 스마트팜 선도 기업이다. 국내 온실시공능력평가 9년 연속 1위 업체다. 2010~2017년 국내에서 지어진 첨단 온실 106만㎡ 중 25만㎡는 이 회사가 만들었다. 스마트팜 분야에서 설계와 시공, 자재 생산이 원스톱으로 가능한 업체는 흔치 않다. 박영환 그린플러스 대표는 "시베리아와 같은 열악한 환경을 가진 지역에 작물을 안정적으로 키울 수 있는 스마트팜을 설치해달라는 주문이 들어오면 우리는 할 수 있다"면서 "스마트팜을 설치하는 데 필요한 모든 기술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린플러스는 스마트팜 관련 특허만 국내 52개, 해외 23개를 보유하고 있다.

대표기술은 온실의 골격인 알루미늄 프레임이다. 온실의 특성상 태양광 투과율을 높여야 하는데 그린플러스는 얇고 튼튼하면서도 방수가 가능한 프레임 제작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열손실을 방지하고 빗물 유입을 차단하는 천장개폐시스템, 식물의 뿌리 온도만 조절해 냉난방 효율을 높인 식물근권부냉난방시스템, 수직 재배가 가능하도록 면적 대비 생산성을 높인 업다운시스템 등도 이 회사가 자랑하는 기술이다.

지난해 그린플러스의 매출은 488억원. 해외 수출액만 42억원이다. 지난해 일본과의 관계가 악화되면서 일시적으로 해외 수출 매출액이 절반가량 떨어졌지만 2017~2018년에는 80억원을 넘었다. 지난 2015년에는 온실 수출 124억원을 넘겨 천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린플러스 박영환 대표이사.

그린플러스가 스마트팜 분야에서 지금처럼 두각을 나타낸 건 끊임없는 도전 때문에 가능했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스마트팜 분야는 농업 강국인 네덜란드가 잡고 있었다. 당시 첨단 온실을 지으려면 네덜란드 업체에서 도면과 자재까지 100% 수입해야 하는 실정이었다. 그린플러스를 세우기 전 알루미늄 업체 개발 파트에서 7년간 경력을 쌓았던 박영환 대표는 "우리 기술로 국산화해보자"는 생각을 가지고 1997년 10월 회사를 설립해 첨단 온실 사업에 뛰어들었다. 설립한지 1년도 지나지 않은 1998년 그린플러스는 경북 구미 화훼온실 공사에 자재를 납품했다. 그린플러스는 2년간 16만8500㎡ 규모의 온실을 짓는 공사에 자체 기술로 만든 알루미늄 자재를 납품했다. 네덜란드 자재를 쓰지 않은 대규모 온실이 지어졌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일본 온실 업체에서 찾아왔다. 온실 분야에서 120년 전통을 지닌 일본 업체였다. 이 업체는 1년간 100명의 기술자들을 보내 그린플러스의 기술을 검증했다. 그러곤 500평, 1000평, 2000평, 3000평 등 규모를 늘리며 시공을 맡기기 시작했다.

박 대표는 "일본 업체는 우리 기술을 시험하듯 해발 800m 지역이나 눈이 30㎝나 쌓여 녹지 않는 곳 등 험지 시공에만 주문했다"고 말했다. 박 대표와 직원들은 당시 한 온실을 짓는 데 보름 간격으로 7~8차례 한국과 일본을 드나들자 수상한 인물로 오인받아 입국 거부를 당한 적도 있다고 한다. 박 대표는 "모든 온실을 완벽하게 시공하자 네덜란드 업체와 비교해 가격은 싸고 기술력은 뛰어나다는 인정을 받았다"고 했다. 네덜란드산이 세계를 독점해오던 온실 시장에서 한국산이 인정을 받은 사건과도 같은 일이었다.

그린플러스는 2000년부터 일본 업체와 파트너십을 통해 일본 내에 60만평의 온실을 시공하기도 했다. 2013년에 경기도 화성 화옹지구에 지은 토마토 재배 첨단 온실은 10만9000㎡로 당시 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농림축산식품부, 코트라와 협력해 호주에 3만㎡ 규모의 딸기 재배용 스마트팜 시공 MOA(합의각서)를 체결했다. 또 농식품부와 공동으로 아랍에미리트(UAE)에 고온극복형 실증온실 시공을 진행 중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잠시 중단돼 있지만 올해 연말 준공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동기획 | 조선일보·농림축산식품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