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가 매각 주간사를 선정하고, 새로운 투자자 찾기에 본격 나섰다. 최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 그룹이 “새로운 투자자를 찾으라”고 쌍용차에 통보한 데 따른 것이다. 마힌드라 경영진은 지난 12일 인도 현지 기자들에게 “수익성 없는 사업은 중단할 수 있다”며 “쌍용차에는 새로운 투자자가 필요하며, 지배권을 포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2010년 마힌드라가 쌍용차를 인수한 지 10년 만에 다시 매각 작업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19일 자동차업계와 IB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최근 삼성증권과 유럽계 투자은행 로스차일드를 매각주간사로 선정해 국·내외 잠재 투자자들에게 쌍용차 투자 의향을 타진하고 있다. 중국의 전기차업체 BYD를 비롯한 베트남 기업 등 3~4개 업체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매각 착수 초기단계라 구체적인 조건 등을 정리하고 있는 상태”라며 “주로 아시아지역 자동차업체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쌍용차는 일단 투자자를 찾으면 새로운 투자금을 확보해 마힌드라가 보유한 쌍용차 지분(74.65%)을 희석시키거나, 지분을 일부 또는 전량 매각하는 방안을 마힌드라 측과 논의하도록 할 계획이다. 현재 쌍용차 주가로 산정한 마힌드라 보유 지분의 가치는 2500억~3000억원 규모다.
매각 과정에선 지난 2011년 마힌드라가 쌍용차를 인수하면서 외국계은행들과 맺었던 대출 조건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쌍용차는 마힌드라를 통해 JP모건과 BNP파리바, BOA 등으로부터 2000억원가량 단기 자금을 빌렸는데, 외국계은행들은 마힌드라가 쌍용차 지분 51%를 초과해 보유한다는 조건으로 대출을 해줬다. 마힌드라가 지분을 매각할 경우 새로운 투자자가 차입금을 바로 갚아야 하는 부담이 있기 때문에, 마힌드라가 외국계은행들과 어떻게 조율할지가 관건이다.
한편 채권단은 최근 마힌드라의 경영권 매각 의지를 인지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정부는 쌍용차가 새로운 투자자를 찾는 과정에 깊이 개입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마힌드라가 새로운 투자자를 찾은 다음에야 정부가 도와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17일 기업구조조정 기자간담회에서 쌍용차 노사에 “진정성 있게 협상에 임하라”라고 말했다. 그는 “쌍용차가 많은 노력을 들였으면 좋겠는데 지금으로선 충분치 않다”면서 ‘필사즉생필생즉사’(죽으려고 하면 살 것이고 살려면 죽을 것이다)란 말도 인용했다.
쌍용차는 이동걸 행장의 발언이 있은 지 이틀 후인 19일, 중국 송과모터스와 기술 협력을 맺어 아프리카·중동 등 수출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쌍용차는 중국 산둥성 송과모터스 공장에 티볼리 반조립 제품을 수출하고, 송과모터스가 이를 완성차로 조립해 중동 등지로 수출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