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주주가 가족에게 주식을 양도하는 경우 양도소득세 산정시 양도일 전후 각 2개월간 종가(從價)평균액을 상장주식 시가로 해 20~30%할증률을 가산하도록 한 소득세법 시행령은 위헌이 아니라고 대법원이 판단했다. 법률의 위임 범위를 벗어나지 않아 ‘조세법률주의’위반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권순일 박상옥 김재형 안철상 이동원 노태악 등 6명의 대법관들은 위임 범위를 벗어난 위헌·무효 조항이라며 반대 의견을 냈다. 이른바 경영권 프리미엄을 수반하지 않은 경우까지 일률적으로 할증하는 것은 특정 납세자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이들의 의견은 한 표 차이로 법정의견이 되지 못했다. 대법관 13명의 의견이 6:6으로 갈릴 경우 김명수 대법원장이 캐스팅보트를 행사한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18일 이모씨가 반포세무서장을 상대로 양도소득세 경정 거부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씨는 2011년 자신이 최대주주인 회사의 상장주식 11만여주 총 75억 9944만원을 형에게 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매도했다. 그는 당일 종가인 1주당 6만 5500원을 양도가액으로 해 양도세 신고를 했다.
하지만 국세청은 상속세 및 증여세법 63조 1항에 따라 주식 양도일 전후 2개월 동안 공표된 한국거래소 최종 시세가인 6만 4178원에 최대주주 할증가액 30%를 더해 1주당 8만 3431원으로 해야 한다며 양도세 등을 수정신고하라고 했다. 이씨는 일단 수정신고를 한 후 국세청을 상대로 경정청구를 했다가 거부당하자 소송을 냈다.
소득세법 시행령은 상증세법을 준용해 ‘친족 등 특수관계에 있는 자에게 상장주식을 양도한 경우 양도대상 상장주식의 시가는 양도일 이전 이후 각 2개월간 공표된 매일의 종가 평균액을 ‘시가’로 보고 상장주식 양도가 최대주주 등 사이에서 이뤄진 경우 그 ‘시가’는 위 평균액에 그 보유 비율에 따라 20~30%의 할증률을 가산한 금액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했다.
이번 사건의 쟁점은 소득세법이 친족 등 특수관계인 사이의 주식양도로 인한 소득세 산정 방식을 직접 규정하지 않고 대통령령에 위임하고 있는 게 위헌인지 여부다. 조세법률주의는 과세에 관한 사항은 대통령령 등이 아닌 법률로써 정하도록 하고 있다. 시행령을 제정하더라도 모법의 위임 범위를 벗어나서는 안 된다.
1심과 2심은 “시행령이 모법의 위임 취지를 벗어났다고 볼 수 없다”며 양도세 경정 거부처분에 문제가 없다고 했다. 이씨는 상고했다.
대법원 역시 “시행령이 상증세법의 상장주식 평가 조항을 준용한 게 법률 위임범위를 벗어나 조세법률주의에 위배됐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대법원은 “해당 조항이 거래일 이전 이후 각 2개월 동안 공표된 매일의 종가 평균액을 상장 주식의 시가로 간주하도록 규정한 것은 거래가 체결된 특정 시점의 시세가액만으로는 주식의 내재적 가치를 합리적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데 따른 것”이라며 “평가범위를 납세자가 예측할 수 있는 범위에서 적절하게 확정했다”고 했다.
대법원은 “시행령 조항이 헌법상 재산권을 침해했다거나 평등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조항을 위헌 무효로 볼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권순일 박상옥 김재형 안철상 이동원 노태악 등 6명의 대법관은 이 사건 시행령이 위헌 무효라고 봤다. 이들은 “양도소득세에세 양도차익의 기준이 되는 양도가액은 명백히 납세의무에 관한 기본적 사항이므로 법률로 정해야 한다”며 “시행령이 유효하다는 전제로 위와 같이 의제된 상장주식의 시가를 양도가액을 보게 되면 ‘위임입법으로의 도피’를 허용하게 돼 그 한계를 일탈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특히 상장주식의 양도가 ‘경영권 프리미엄’의 이전을 수반하지 않는 경우까지 일률적으로 할증해서 평가한 가액을 ‘시가’로 보고 양도차익을 의제하는 것은 특정 납세의무자를 불합리하게 차별하고 재산권을 부당하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상장주식의 ‘시가’는 법인세 법령과 같이 그 양도일의 ‘종가’로 보는 게 맞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