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서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공소장을 비공개 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정작 ‘윤석열 최측근’ 검사장의 연루 의혹이 제기된 채널A 기자의 ‘검언 유착’ 사건 피의사실은 국회에서 공개했다.

◇秋 장관, 기소도 안 된 채널A 기자 피의사실 공개

추 장관은 18일 민주당 의원들로만 소집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김용민 의원의 ‘검언 유착’ 사건 관련 질의에 “사안의 내용을 대강 말씀드리면 신라젠 혐의가 명확하지 않은 이철 피고인에게, 이분은 별건으로 14년 6개월 형을 받아 수용 중인 상태”라며 “(채널A 기자가) 이철과 가족들이 신라젠 수사를 받고 강한 처벌을 받을 것처럼 반복적으로 협박을 한 부분은 언론을 통해 알려져 있다”고 했다.

보통 법무부 장관은 국회에 출석해 사건 관련 질의를 받으면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서는 답변할 수 없다”고 한다. 역대 법무부 장관들은 이 ‘모범 답안’을 불리한 질문을 피해나가는 데 이용하기도 했다.

추 장관은 그러면서 “유시민 전 이사장 등 정관계 인사의 범죄 혐의를 제보하면 선처를 받을 수 있도록 해주고 그렇지 않으면 피해자와 가족들이 수사로 강하게 처벌 받을 것처럼 협박을 했다는 그런 피의사실 요지가 알려져 있다”고 했다.

법조계에서는 “추 장관이 언론 보도를 인용한 것처럼 말했지만, 결국 자신이 대검으로부터 보고 받은 검언 유착 사건 피의사실을 공표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실제 조국 전 장관이 작년 말 새로운 공보준칙을 만든 이후 검찰은 언론에도 피의사실을 확인해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추 장관은 올초 관례적으로 공개해 오던 검찰의 공소장을 청와대 울산 선거 개입 사건부터 비공개 방침으로 바꿨다”며 “반면 채널A 기자는 아직 검찰 기소도 되기 전인데 국회에서 피의사실을 공표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했다.

◇법조계 “채널A 기자 협박·강요죄 성립 의문”

채널A 기자의 혐의로 알려진 강요죄나 협박죄 역시 성립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채널A 기자는 ‘취재를 도와주면 기사를 잘 써서 당신을 도와주겠다’는 취지로 접근했기 때문에 위해를 가하려는 협박 혐의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며 “수사 결과만 보더라도 검찰은 이철의 로비 수사 계획은 가지고 있지도 않았고 실제 진행되지도 않았는데, ‘검언 유착’을 했다는 채널A 기자가 수사 상황도 모른 채 로비 수사를 전제로 취재원과 대화를 했다는 건 이상하다”고 했다.

또한 협박죄가 성립되려면 ‘제보를 안하면 불리한 기사를 쓰겠다’는 식의 구조가 돼야 하지만, 채널A 기자는 오히려 ‘제보하기 싫으면 서로 접자’는 취지로 말하며 실제 그 과정에서 취재를 접었다.

채널A 기자 측 역시 “강요 미수죄가 성립되려면 피해자가 겁을 먹어야 하는데 MBC 제보자는 전혀 그런 상황이 아니었다”는 입장이다. 실제 사기·횡령 전과 등으로 수년간 교도소에 복역하며 검찰 치부를 목격했다는 제보자 지모(55)씨는 여야 정치인에 대한 로비 장부가 있는 것처럼 채널A 기자와 대화하며 “검찰과 교감이 되느냐”고 묻고 대화 내용을 몰래 녹음해 MBC에 ‘검언 유착’이라며 제보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제보자 지씨는 일방적으로 채널A 기자를 의도대로 끌고 다니고 마지막까지 본인 이름도 안 알려줬다”며 “MBC와 함께 채널A 기자의 ‘몰래 카메라’를 찍기도 하고 열린민주당 총선 후보들에게 관련 내용을 적극 알리며 페이스북에 당시 상황을 조롱하기까지 했는데 어떻게 겁을 먹은 협박 피해자가 될 수 있느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