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개봉을 앞둔 영화 ‘반도’는 짐승처럼 네 발로 뛰는 좀비까지 등장시키며 한층 더 빠르고 공격적인 좀비 액션을 예고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침체에 빠진 극장에 좀비 영화가 몰려온다. 우리에게 친숙한 아파트 배경의 좀비물 '#살아있다'와 천만 영화 '부산행'(2016)의 4년 후 이야기를 그린 '반도'가 올여름 개봉을 앞두고 있다. 좀비 사극 '킹덤'으로 해외에서까지 주목을 받게 된 한국형 좀비들이 서울 도심과 아파트 곳곳에서 출몰한다.

좀비 바이러스가 창궐한 세계에선 생존이 유일한 목적이다. 오는 24일 개봉하는 유아인·박신혜 주연의 '#살아있다'는 제목처럼 생존이라는 뚜렷한 목표를 향해 전력 질주하는 영화다. 원인 불명의 바이러스에 감염된 이웃들이 사람을 물고 뜯기 시작하고, 혼자 집에 있던 준우(유아인)는 데이터, 와이파이는 물론이고 문자나 전화까지 끊긴 채 갇혀버린다. 복도·계단·주차장 아파트 구석구석이 좀비 떼로 뒤덮이고 골프채, 부엌칼, 의자, 손도끼 등 손에 잡히는 대로 무기가 된다. 인류를 구하겠다는 거창한 목표나 쥐어짜는 감동 없이 오로지 목숨 하나 부지하는 것에 집중해 좀비를 때려잡는 단순 명쾌함이 매력이다.

점점 감염자는 늘어나고 애타게 뉴스만 보는 모습이 공교롭게도 코로나 사태와 겹쳐 보인다. 살아남은 이들은 '#살아야만한다'는 해시태그를 달고 소셜미디어에 생존을 알리며 구조를 기다린다. 배우 유아인은 "생존과 고립에 관한 영화이자 탈출과 자유에 대한 갈망을 그리다 보니 지금의 시국을 떠올릴 수밖에 없을 것 같다"면서 "영화를 보고 '살아있다'는 느낌을 강렬하게 느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K좀비'의 원조 격인 영화 '부산행'의 속편, 영화 '반도'도 7월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예고편을 공개한 지 5일 만에 조회 수 1000만을 돌파한 올여름 대표 기대작이다. 최근 칸 영화제 초청작으로도 선정되며 기대감을 높였다. 바이러스 창궐로 한반도를 탈출해 난민이 된 정석(강동원)이 미션 수행을 위해 폐허가 된 반도로 돌아오는 이야기. 16일 열린 제작보고회에서는 거친 차량 추격전과 화려한 총기 액션으로 더 날쌔고 강력해진 좀비들을 밀어붙이는 장면들이 공개됐다.

'부산행'이 개봉한 2016년만 해도 좀비는 대중의 거부감이 컸던 비주류 장르였다. '부산행'이 천만 관객을 돌파하고 좀비물이 하나둘 늘더니 좀비 사극 '킹덤'으로 한국형 좀비라는 뜻의 'K좀비'라는 애칭까지 얻었다. '부산행' '반도'의 연상호 감독은 "K좀비는 단순한 괴물이나 괴수라기보다는 방금까지 우리 이웃이었던 사람, 내 동료였던 사람이라는 느낌이 강하다"면서 "대항해야 할 적이나 괴물이 아닌 희생자의 모습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 감독이자 좀비 영화의 대부였던 조지 로메로는 "존재하는 모든 재난이 곧 좀비"라며 "좀비 영화는 사람들이 어떻게 재난 대응에 실패하는가에 관한 이야기"라고 했다. '반도' 역시 대재난으로 종말을 맞이한 이후의 세계(포스트 아포칼립스)를 다루고, '#살아있다'도 무력한 청년들의 고군분투가 담긴 재난 영화에 가깝다. 코로나 바이러스 속에서도 꿋꿋이 개봉을 택한 두 영화 모두 황폐한 세계 속에서 희망을 말한다. 연상호 감독은 "종말 이후의 세계를 그린 영화라면 아무래도 희망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라면서 "희망을 당위로 설정한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해 달라"고 말했다.